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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된 10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4%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0.3% 증가)를 웃돌았다. 상무부는 또 9월 소매판매 성장률을 당초 0.4%에서 0.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소비는 국내총생산(GDP)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이날 발표한 수치는 미국 경제가 더 강하게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올해 4분기 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전망치를 2.5%로 예상하고 있다. GDP 나우는 애틀랜타 연은의 공식 전망치는 아니지만, 추후 경기 경로를 참고하는데 많이 쓰인다.
미국의 경제가 탄탄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도 잠시 멈췄다. 기조적 물가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두 달째 3.3%(전년동기 대비)를 기록 중이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석 달 째 0.3%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물가가 다시 재반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연준의 목표치 2%까지 꾸준히 내려가지 못한 채 정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고용 둔화 우려를 고려해 지난 9월 ‘빅컷’(50bp 인하)을 단행했고, 이달에도 25bp를 추가 인하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정체 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면 추가 금리 인하에 보다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연준 내 중도파로 평가받는 수전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지속해서 낮춰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더 천천히,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속도 조절할 시기에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연준 이사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에 시장도 금리 인하 눈높이를 빠르게 낮추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선물시장을 보면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확률은 38.1%까지 올라갔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스 애널리스트는 “연준 관리들의 다양한 연설은 디스인플레이션이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미 시장금리도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4.3%까지 올라섰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이 4.75%인 점을 고려하면 기껏해야 25bp씩 두 차례 인하만 가능할 것으로 시사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9월 점도표(금리 전망표)를 통해 올해 12월 추가 인하, 내년 4번 인하 등 총 다섯 차례 인하를 예상했는데, 두 달 만에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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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12월 점도표 및 경기전망을 대폭 상향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대규모 감세, 보편적 관세 부과 등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금리인하 폭도 줄 수밖에 없다.
물론 파월 의장은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으로 선거는 우리의 정책 결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짐작하지 않으며, 추측하지도 않고, 가정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정책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시행될지를 봐야 알 수 있다는 신중론이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12월 FOMC에서 점도표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