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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예멘의 수도 사나 등 13개 지역에 있는 후티 반군의 무기저장고와 미사일·방공 시스템, 레이더 기지 등 36개 시설을 공습했다.
이번 작전엔 영국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도 참여했다. 연합군이 지난달 11일 후티 반군을 처음 공습한 이후 두 번째로 강력한 공격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주된 공격은 미군 전투기 FA-18을 비롯해 영국 전투기 타이푼 FGR4가 수행했으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동원됐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은 후티의 공격 능력을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 선박 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그랜트 샙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성명을 통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선박들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전날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와 연계된 7개 지역 85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습했다. 이 공격에 이라크에선 16명, 시리아에선 23명 등 사망자가 40여명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해당 공격을 승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중동이나 세계 어느 곳에서도 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모든 이들에게 응답할 것”이라고 중동 확전이 아닌 미국을 공격한 대가로 인한 보복성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미군이 연이틀 잇따라 이란 대리세력에 공습을 가하면서 중동 전역에서 긴장 고조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후티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미군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과 병행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동으로 갈등이 확산하는 최신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군이 시리아·이라크 공격으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이란은 날을 세웠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이라크 공격은 역내 긴장과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미국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보리는 5일 회의를 열어 미국의 이라크·시리아 공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라크는 자국 주재 미 대사 대리를 불러 항의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미군의 보복 공격에도 친이란 무장세력의 미군 공격을 완전히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폭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 연계 세력들의 추가 공격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하는 것이 공격 차단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은 판단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