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커머셜, 3분기에도 연체율 1% 미만…비결은

최근 5년간 0%대 연체율 유지…업권 내 유일
산업금융 의존도 높았지만…포트폴리오 재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신용등급 ‘BBB’ 부여
  • 등록 2023-11-26 오후 5:18:39

    수정 2023-11-26 오후 5:43:5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현대커머셜이 수년간 0%대 연체율을 유지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산 규모 10조원이 넘는 주요 캐피탈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최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로부터 투자 적격 등급인 ‘BBB(Positive)’를 획득했다.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커머셜은 현대차·기아의 국내 상용차 판매의 약 40%를 취급하는 캡티브 금융사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현대커머셜의 리스크 관리 역량과 자산건전성은 경기 침체 국면 속에서도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수익성을 높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자산 규모 10조원이 넘는 주요 캐피탈사가 공시한 올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현대커머셜의 연체율 0.69%(1개월 이상)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캐피탈 0.94% △신한캐피탈 1.01% △하나캐피탈 1.04% △우리금융캐피탈 1.88% kb캐피탈 2.47% 순으로 집계됐다.

현대커머셜은 최근 5년간 업권 내 유일하게 0%대 연체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 말 연체율은 0.74%에서 △2019년 말 0.48% △2020년 말 0.13% △2021년 말 0.24% △2022년 말 0.23% △2023년 3분기 말 0.69%를 보였다.

사실 현대커머셜은 산업금융이라는 특수한 사업 영역을 영위하고 있어 타 경쟁사 대비 리스크 관리가 힘든 구조로 평가받는다. 산업재 시장은 경기 흐름과 정부 정책에 따라 업계 종사자들의 소득 변동성이 크고, 유가 및 물동량 등 외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또 산업금융 고객인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은 현재 CB사가 제공하는 평가모형으로 정확한 현금흐름과 상환능력을 예측하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변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커머셜은 리스크 관리에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일찍부터 적용해왔다. 대출상환능력은 물론, 상품별 특화 모형까지 총 12개의 평가모형을 개발해 정교한 심사가 가능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커머셜은 “리스크 관리에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적용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커머셜은 ‘전략적 포트폴리오’ 역량도 강화했다. 이 회사의 올 9월 말 영업자산별 비중은 산업금융 51.1%, 기업금융 41.7%, 투자금융이 7.2%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영업 자산의 70%를 넘을 정도로 산업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2018년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를 겪으면서 기존 산업금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우선 현대커머셜은 캡티브 금융사의 강점을 살려 현대차그룹의 중소협력사를 대상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2011년부터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며 270여개 협력사에 2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했고, 2020년에는 캠코와 협업해 조성한 대출형 기업지원펀드로 33개 협력사에 5400억원을 제공했다.

2019년에는 투자금융 시장에도 진출해 수익성은 높으나 변동성이 큰 운용사 보다는 실력이 검증된 글로벌 운용사들을 선별해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했다. 국내에서 해외투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여신전문금융사는 현대커머셜이 유일하다.

현대커머셜은 2018년 2조원 미만이었던 기업금융을 올해 9월 말 기준 4조원까지 규모를 키웠고, 2019년에 진출한 투자금융은 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5년만에 포트폴리오 재편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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