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비상' 지구촌…세계 각국 다시 방역 고삐

오미크론發 신규감염 급증…의료시스템 마비 우려↑
바이든 21 대국민 연설…오미크론 경고·새 대책 제시
방역 고삐죄는 유럽…네덜란드, 전면 재봉쇄 돌입
英, 런던 '중대사건' 선포…佛·獨, 영국발 입국 금지
아시아도 긴장…올림픽 앞둔 中 “베이징서 나가지 말라”
  • 등록 2021-12-19 오후 3:38:04

    수정 2021-12-19 오후 9:14:11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신정은 베이징 특파원]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이 다시 문을 걸어잠그는 등 방역 고삐를 옥죄고 있다. 병상 부족 사태 등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백신 접종에 힘입어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바이든 21 대국민 연설…오미크론 경고·새 대책 제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 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주 전보다 31% 증가한 12만 4413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23% 증가한 1288명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한 달 전보다 40% 증가한 6만 7306명으로 집계됐다. 중환자실의 병상가동률은 80%에 육박해 병상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브로드웨이 공연이나 프로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농구 등 스포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또 각 주·지방 정부 차원에서는 실내 단체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제한하고 긴급하지 않은 수술을 미루고 있다. 대다수 교회들은 연례 만찬이나 성탄절 행사를 취소했으며, 대학교들은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1일 대국민 연설에서 오미크론 급증과 관련해 백신 미접종 시 어떠한 위험이 따르는지 등 ‘엄중히 경고(Stark Warning)’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새로운 지원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며 “그는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접종해야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음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방역 고삐죄는 유럽…네덜란드, 전면 재봉쇄 돌입

유럽에서 가장 많은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생한 영국은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9만명을 넘어서자 런던에 ‘중대사건(major incident)’을 선포했다. 정부 자문 과학자들은 현 수준의 방역 대책으로는 감염자가 폭증하고 의료시스템이 곧 마비될 것이라며 강력한 추가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국 재봉쇄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 19일부터 다시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며 “이는 피할 수 없다.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지금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퍼마켓과 약국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하고 상점과 술집, 식당,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등은 내년 1월 14일까지 문을 닫는다. 또 각 가정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4명까지 손님을 초대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2명으로 제한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학교는 최소 내년 1월 9일까지 폐쇄된다.

독일도 이날 영국을 코로나19 고위험 국가로 지정하고, 2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독일 국민 및 거주자, 환승 승객을 제외하고 모든 영국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음성이 확인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요구되며, 입국 후엔 의무적으로 14일 동안 자가격리해야 한다.

앞서 프랑스 역시 18일부터 영국에서 여행·출장 목적의 입국을 금지했다. 프랑스 국민과 거주자, 그리고 그 가족들만 입국을 허용하며 ‘필수 방문 사유’가 있어야 한다. 입국자는 24시간 이내 실시한 PCR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입국 후 7일 동안 자가격리된다.

(사진=AFP)
아시아도 긴장…올림픽 앞둔 中 “베이징서 나가지 말라”

아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둔 중국에서는 지난 13일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18일 해외유입 사례가 2건 추가, 오미크론 확진자가 총 4명으로 늘었다.

중국 정부는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전체 봉쇄하는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베이징 당국은 신년과 춘제(중국의 설) 기간 인구 유동성이 늘어나는 만큼 “불필요한 경우 베이징을 나가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일본에서도 오미크론의 지역 감염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간사이 국제공항 검역소 직원의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됐는데, 해외 방문 이력이 없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홍콩에서도 18일 해외에서 입국한 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이 추가 확인돼 총 확진자가 14명으로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까지 89개국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면서 “오미크론의 지역 사회 전염이 있는 곳에서는 감염자 수가 1.5∼3일 만에 2배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 등으로 인구의 면역력이 높아진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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