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머스크"…암호화폐 광풍에 로빈후드 매출 날개 달았다

2분기 로빈후드 매출 6624억원…1년 전보다 131%↑
매출 절반이 암호화폐에서 나와…일등공신은 도지코인
"지금이 정점" 우려도…거래량 줄면서 매출감소 우려
  • 등록 2021-08-19 오전 9:57:15

    수정 2021-08-19 오후 9:13:36

일론 머스크(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가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에서 호실적을 내놨다. 암호화폐(가상자산) 광풍이 일며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18일(현지시간) 로빈후드가 발표한 2분기 매출은 5억6500만달러(약 6624억원)로 1년 전 2억4400만달러에서 131% 넘게 급증했다. 시장 전망치인 5억2180만달러를 웃돌았다. 로빈후드측은 “신규 고객들이 주식 대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첫 거래를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가 매출을 끌어올렸다. 2분기 거래 관련 매출 4억5100만달러(약 5287억원)의 52%인 2억3300만달러(약 2727억원)가 암호화폐 거래로 발생했다. 전년 동기 500만달러에서 4560% 폭등한 규모다. 거래 관련 매출에서 암호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 각각 4%, 17% 수준이었으나 2분기에는 52%를 기록하면서 절반을 넘어섰다.

2분기 암호화폐 거래량의 60% 이상은 도지코인이 차지했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도지 파더’를 자처하며 가격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도지코인을 무료로 거래하기 위해 로빈후드에 새로 계좌를 만들고 거래에 나서면서 관련 매출을 견인했다. 2분기 로빈후드가 확보한 계좌는 2250만개로 1분기(1800만개)보다 450만개 늘었다. 2분기 월별 활성 사용자 수는 1020만명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로빈후드 창업자 바이주 바트(왼쪽)와 블라드 테네브(오른쪽)가 로빈후드를 뉴욕증시에 상장한 지난달 29일 뉴욕 시내를 걷고 있다(사진=AFP)


로빈후드의 2분기 순손실도 5억200만달러(약 5885억원)로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로빈후드측은 컨버터블 노트의 공정가치가 변동하면서 발생한 회계상 문제라고 설명했다. 컨버터블 노트는 스타트업이 활용하는 자본수단 중 하나로 먼저 투자한 뒤 나중에 성과가 나오면 전환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형 전환사채이다.

로빈후드의 실적이 2분기 정점을 찍고 떨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오는 3분기부터는 암호화폐 등 거래활동이 뜸해지며 신규 계좌가 급격히 줄어들고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빈후드 역시 “줄어드는 도지코인 거래 수요가 로빈후드에서 거래할 수 있는 다른 암호화폐로 대체되지 않으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부담감을 반영하듯 로빈후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9% 넘게 떨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6.711% 오른 주당 49.80달러로 마감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마감가보다 9.33% 떨어진 45.15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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