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8월)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28조6202억원으로 집계 됐다. 이는 전월(7월) 말 대비 약 0.2%(9547억원) 소폭 증가한 규모다.
올 들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652조3277억원 고점을 기록한 이후 전달 대비 4월 -2조7079억원, 5월 -5조8499억원, 6월 -10조6785억원, 7월 -5조4259억원 등 4개월에 걸쳐 25조원 가까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그러다가 8월 들어 일부 은행들의 정기예금 수신 유입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약 1조원 가까이 순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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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요구불예금의 전월 대비 증가폭은 5월 약 21조원, 6월 24조원, 7월 30조원으로 커지다가 지난달에는 약 15조원 증가에만 그치며 한풀 꺾였다. 증가율도 6월 약 16%, 7월 5.3%, 8월 2.6% 등으로 점점 완만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 요인이 없었음에도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관망하던 대기성 자금이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안전자산인 단기 정기예금 위주로 유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은행의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올 1월 말 77조363억원에서 6월 말 82조6384억원까지 약 7.3% 증가했다.
또 ‘제로금리’ 시대 진입으로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금리 차이가 미미해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따른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의 전체 정기예금 상품 1년 만기 기준 평균 금리는 0.82%로, 실제 수시입출식예금 중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일부 ‘파킹(Parking)통장’ 금리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 등 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 되면서 안전하면서도 유동성이 좋은 곳에 잠시 머무는 대기성 자산이 늘고 있다”며 “최근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늘긴했어도 여전히 현금성 자산이 선호되는 만큼 큰 증가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