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다시 하락해 금융 불안이 확산되는 경우 아시아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 달리 아시아 신흥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동시에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집값 상승세가 지난 2008년 이후 큰 폭 상승했다. 선진국의 주택가격이 2008년을 기점으로 하락했던 데 반해 신흥국의 경우 금융위기 뒤에도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상승세를 지속한 탓이다. 홍콩의 경우 2009~2016년 사이 83.1%, 인도는 78.5%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집값 상승률은 1.6%였다.
이에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계부채 흐름도 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의 가계부채는 감소했으나 신흥국은 꾸준히 증가했다.
미국, 아일랜드 등 선진국에서는 경기부진 및 정부규제로 인해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지대출이 감소하거나 증가율이 둔화됐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한 만큼 주택가격의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신흥국의 경우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 확대돼 만에 하나 주택가격의 급등락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