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골반·엉치 통증, 척추가 아닌 고관절 연골손상 의심

  • 등록 2016-04-11 오전 9:48:54

    수정 2016-04-11 오전 9:48:5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 방배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 씨(53)는 몇 년 전부터 골반 주변에 콕콕 쑤시는 통증을 느껴왔다. 양반다리로 앉으려고 하면 쑤시는 엉치통증 때문에 불편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심한 통증을 느껴왔다. 골반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허리에 생긴 문제라고 생각해 동네 병원을 다니면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져 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통증에 큰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은 이 씨는 전문의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이 씨가 겪어온 통증은 허리질환이 아닌 고관절 연골손상에 의한 것이었다.

◇골반 주변 및 엉치 통증 호소, 척추 질환이 아닌 ‘고관절 연골손상’ 의심해야

최근 골반 주변 및 엉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골반 주변 혹은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면 척추 질환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았음에도 지속적인 골반 주변 통증이 느껴진다면, 고관절 연골 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의심할 수 있다.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로, 두 발로 걷고 움직일 때 체중을 받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관절에는 무릎이나 어깨 관절과 마찬가지로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을 가지고 있다. 고관절을 보호하는 연골도 퇴행성변화와 함께 무리한 활동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점점 손상되면서 염증을 발생시킨다. 특히 한국에서는 바닥에 앉는 좌식생활 혹은 양반다리로 앉는 자세가 습관화돼 있는데, 이러한 생활습관들이 고관절 연골손상의 원인이 되어 증상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권오룡 원장은 “고관절 질환은 골반 바깥쪽 혹은 엉치 부위의 통증을 야기시키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척추 질환으로 오인하고 잘못 치료되는 경우가 있다”며 “오랜 기간 골반 주변 통증을 느껴왔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심한 통증, 양반다리 자세가 불편하다면 허리질환이 아닌 고관절 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관절 연골손상, 초기 보존적 치료로 통증감소·증상호전

고관절 질환은 X선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워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초기에 진단된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보존적 치료 가운데 체외충격파치료는 통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치료로 도움이 된다. 체외충격파(ESWT)는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충격파를 집중시켜 신경세포를 자극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하여 통증을 줄이는 원리다. 통증감소뿐만 아니라 주변 조직 재생에도 도움이 되는 치료로, 약 10분 정도의 짧은 시술시간에 비해 효과적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권오룡 원장은 “고관절 연골손상 초기에는 충격파 치료와 함께 관절 주변의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을 효과적으로 소실시키고 호전이 가능하다”라며 “치료와 함께 평소 좌식생활 피하고 입식생활 위주의 습관,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 등 생활습관의 조정을 통해 고관절 연골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남 연세사랑 병원 권오룡 원장이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고관절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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