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정부가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를 연장하면서 수입차 업체가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는 1월 출고분까지 소급 적용하라는 방침인데 BMW 등 일부 업체들이 1월에 자체적으로 개소세 인하를 연장적용하며 할인을 해줬기 때문. 일부 고객들은 1월 수입차들이 자체적으로 혜택을 준 것은 프로모션에 해당한다고 판단, 이번 정부 방침에 따라 개소세 인하분의 환급을 또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들은 1월 자체적인 개소세 인하 연장 프로모션 혜택을 본 고객들에게는 환급을 해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달 전 차종의 가격을 개소세 인하 이전의 가격대로 유지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브랜드는 BMW·폭스바겐·미니·볼보·인피니티 등 5곳이다.
볼보자동차 관계자는 “12월에 계약하고 1월에 출고 받는 고객이 있어 형평성을 위해 1월에 자체적으로 개소세 인하분 만큼을 할인해줬다”이라며 “이는 할인 혜택과 별개였고 고객에게 충분히 고지했기 때문에 추가 환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인피니티도 볼보와 같은 내부 방침을 세웠다. BMW와 미니는 다음주까지 환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입차들이 소비자에 1월 개소세를 환급해 주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위헌일까. 그렇지 않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수입차로부터 개소세를 받았기 때문에 정부는 수입차에 세금을 돌려줄 책임이 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분쟁이 있다면 소비자들이 민사적 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1월 수입차 브랜드별 신차 판매량은 BMW 2410대, 폭스바겐 1660대, 미니(MINI) 484대, 볼보 463대, 인피니티 392대 등으로 지난달 개소세 인하의 혜택을 받고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은 약 5400명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1월에 ‘개소세’라고 명시하고 할인을 진행한 터라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환급을 해주자니 이중 할인이 되는 거고, 해주지 않자니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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