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가 ‘카지노 사업 승인’이라는 오랜만에 나온 개발 호재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택 등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불 꺼진 집들이 상당수인데다, 2003년 택지지구 지정 이후 나왔던 영종브로드웨이·MGM스튜디오·용유무의 관광단지·운북복합레저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 계획이 잇달아 지연되고 있어서다. 입주민들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무엇보다 학교와 교통시설 등 기반시설 공사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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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지역 아파트 시세는 대부분 분양가 대비 20~30% 정도 떨어진 상태다. 영종지구 우미린2차 전용면적 85㎡의 초기 분양가는 평균 3억5000만원(발코니 확장비 포함) 선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2억7000만~2억8000만원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된 가격은 이 보다 훨씬 낮은 2억2000만~2억4000만원대다. 인근 현대힐스테이트와 한양수자인 아파트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영종지구 7개 아파트 단지 8851가구 가운데 입주를 완료한 아파트는 4603가구에 그친다. 입주률이 52% 선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 들어 입주율이 늘었다하지만 아직까지 빈집이 상당수다.
매매 거래된 물량 대다수도 2000만~3000만원 저렴한 급매물 위주여서 전반적인 시세 상승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카지노는 승인만 났지 앞으로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데다 정부와 지자체가 약속한 제3연륙교 같은 기반시설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텅텅 빈 땅… 건설사 “과태료 내더라도 사업 못해”
입주 예정자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바로 이 제3연륙교 건설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이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홍보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건설사들도 똑같은 이유로 공공택지 조성사업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동안 영종지구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은 민간 건설사는 36곳(총 38개 필지)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6개사(7개 필지)만 아파트를 분양했고, 26개사(27필지)는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자동 해지됐다. 나머지 4개사는 잔금까지 모두 완납했지만, 5년째 아파트 분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소유권 등기이전을 하지 않은 채 토지 교환이나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어 아직 납부하지 않은 등록세의 최대 30%까지 과태료를 내야 할 처지다. 특히 국무총리실이 빨라야 올 연말께나 제3연륙교 문제에 대한 조정안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이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떤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계약 주체인 LH와 업체가 판단해야 할 사안이고, 부동산시장이 서둘러 회복되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