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억규모 제물포터널 누가 따낼까

금호 워크아웃으로 제3자 수주 가능성 커져
  • 등록 2010-01-14 오전 10:45:10

    수정 2010-01-14 오전 10:45:10

[이데일리 박철응기자] 서울 여의도와 경인고속도로를 잇는 5500억원 규모의 제물포 터널 민자사업에 건설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애초 사업을 제안했던 금호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함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과 SK건설, GS건설(006360) 등 현재 서울지역의 다른 민자도로 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이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금호가 제물포터널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 역시 "수도권에 수익성 있는 도로 사업이 흔치 않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채권단에서 결정할 문제이지만 금호가 사업을 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물포 터널은 여의대로와 신월IC를 잇는 9.7km 구간에 왕복 4차로로 건설될 예정이다. 지상에는 녹지와 공원을 조성한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금호건설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넘기 힘든 산들이 많다. 민자 도로사업의 특성 상 초기 투자 규모가 큰 반면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내는 데는 15년 이상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채권단의 승인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자 도로사업의 경우 완공 후 15년에서 20년동안은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 기간이라 보면 된다"고 전했다.

민자사업의 경우 사업비의 80% 가량을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한다. 이 역시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에게는 벅찬 과제다.

PF 대출 시 금융기관은 워크아웃이나 구조조정 중인 기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이나 다른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이 보증을 해 주면 가능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특히 민자사업의 최소수익보장(MRG) 제도가 지난해부터 아예 없어지면서 국내 공공 PF 시장은 극히 얼어붙었다. 정상적인 건설업체도 자금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워크아웃 기업이 금융권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시는 오는 6월 제물포터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3자 공고를 내고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착공은 내년 6월 예정이며 2015년 개통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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