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훈의 옵션길라잡이)기간변동성 활용Ⅱ④

  • 등록 2002-06-17 오후 1:16:55

    수정 2002-06-17 오후 1:16:55

[edaily] 지난 6월 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가 무사히(?) 지나갔다. 프로그램 매수잔고에 대한 우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및 기관들의 저가 매수세가 프로그램 매수 청산 물량을 원활히 소화하며 우려와는 달리 지수는 오하려 7포인트 상승하며 마감하였다.

12일 만기 당일 옵션과 선물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최종결제지수를 산출하기 위한 동시호가시 프로그램 청산 물량에 따른 지수하락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즉, 동시호가 직전 풋의 내재변동성은 39.05%, 콜의 내재변동성은 30.54%을 보여 지수 하락에 대한 기대가 풋의 내재변동성 상승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이고, 또한 6월물 시장 베이시스도 (-)를 보여 옵션시장과 같은 컨센서스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컨센서스가 꼭 들어 맞는 것은 아니다. 당일 동시호가 마감후 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7포인트 상승으로 마감하여 콜옵션 매수 또는 6월물 매수한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마감하였던 것이다.

선물옵션 만기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결제지수이다. 이것만 정확하게 안다면 선물옵션 투자는 그야 말로 "누워서 떡먹기"일 것이다. 그러나 만기 KOSPI200의 정확한 최종결제지수가 얼마라고 예측하기는 어려우나(이는 정말이지 신의 영역이다) 특정 범위로 표현하는 것은 가능하다. 지난 주에 살펴보았던 기간변동성을 이용하여 만기시 KOSPI200의 범위를 추정할 수 있다.

기간변동성을 이용하여 만기시 KOSPI200을 추정하기 전에 우선 "정규분포" 라는 간단한 통계적 지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규분포란 단어는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들어보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무작위로 1000명의 사람을 뽑아 키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그래프를 그려보면 일반적으로 평균키에서 최고점을 이루고, 이 평균 주위의 점에서는 평균점 보다 낮은 분포를 보이게 된다. 이렇게 평균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인 분포를 정규분포라 한다. 평균을 중심으로 퍼진 정도를 표준편차(변동성이 여기서 말하는 표준편차임을 상기하자) 라고 하는데, 정규분포의 경우에는 68.3%가 평균으로부터 ±1 표준편차 내에 위치하고 있고, 95.4%가 ±2 표준편차 내에 위치하게 된다. 만약 평균키가 170㎝이고, 표준편차가 10㎝라면, 사람들의 95%가 190㎝와 150㎝ 사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에서 정규분포를 흔히 볼 수 있는데, 금융상품의 경우 가격 자체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반면, 수익률은 대부분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변동성을 KOSPI200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계산한 이유가 바로 정규분포 가정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규분포라는 대단히 이해하기 쉬운 분포를 가지고 만기시 KOSPI200의 범위를 일정한 확률 하에서 추정해 낼 수 있다.

◇[그림] 기간변동성 추이

[표]기간변동성으로 추정한 만기시 KOSPI200 지수범위(단위 : 포인트)

구분 역사적변동성 내재변동성
----------------------------------
68%확률 최대 104.45 106.60
최소 100.87 97.78
----------------------------------
95%확률 최대 106.24 110.54
최소 99.08 92.90
----------------------------------

주) 6월11일 KOSPI200 종가 기준

위 [그림]은 6월물의 기간변동성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내재변동성의 기간변동성이 역사적 변동성의 기간변동성에 비해 다소 높게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이번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에 따른 변동성 확대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표]를 살펴보자.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가의 수익률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하였으므로 기간변동성을 이용하여 68% 확률 하에서, 그리고 95% 확률 하에서 만기시 KOSPI200을 범위를 추정할 수 있다. 만기 하루 전인 6월 11일 KOSPI200 종가는 102.66 이었다. 만기 1일 남은 시점의 역사적 변동성의 기간변동성은 1.74%, 콜 내재변동성의 기간변동성은 3.84%, 풋 내재변동성의 기간변동성은 4.76% 이다. 이를 이용하여 역사적 변동성의 기간변동성을 이용한 68% 확률 하에서 만기시 KOSPI200 지수의 범위는 104.45-100.87, 95% 확률 하에서는 106.24-99.08 범위인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내재변동성을 이용하였을 때 콜과 풋의 기간변동성을 합성하면 68% 확률 하에서 만기시 KOSPI200 지수의 범위는 106.60-97.78, 95% 확률 하에서 110.54-92.90 범위인 것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6월12일 KOSPI200 의 최종결제지수는 103.14로 68% 확률 안에 위치한 것이다.

위와 같은 확률 분포를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내가 매수한 또는 매도한 옵션이 만기시 내가격(ITM) 또는 외가격(OTM)이 될 확률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를 추정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투자자가 행사가격 120인 콜 옵션을 매수하였다고 하자. 이러한 옵션은 만기시 내가격이 될 확률이 5%에 지나지 않는다. 또 행사가격 120인 콜옵션을 매도한 투자자는 만기시 이익을 볼 확률이 95%임을(내가격이 될 확률이 5%이므로) 알 수 있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옵션 매도에 집중 하는 기관 투자가들은 자신의 리스크 선호에 따라 68% 또는 95% 확률 하에서 옵션 매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관 투자가들이 선호하는 변동성 매도전략을 고려하였을 때 95% 확률로 외가격(OTM)이 될 가능성이 있는 행사가격 110.54 이상인 콜옵션과 행사가격 92.90 이하인 풋옵션을 이용한 스트랭글 매도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물론 68%의 확률에 따라 스트랭글 매도전략을 취한다면 프레미엄 수익이 더욱 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확률에 대한 선택은 옵션 매도자의 리스크 선호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옵션 매수는 무척이나 바보스러운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옵션은 내가격(ITM)이 될(복권으로 표현하면 당첨될) 확률이 사전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복권과 다르다. 즉, 복권은 발행시점부터 당첨 발표일까지 당첨 확률이 사전적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옵션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옵션은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옵션의 내재변동성(확률)이 변한다. 만약 95% 확률 하에서 내가격(ITM)이 될 확률이 거의 없는, 다시 말해 내가격(ITM)이 될 확률이 5%에 지나지 않는 옵션이 내가격(ITM)이 된다면 이야말로 "대박"이다. 작년 9.11 테러 당시 풋옵션 매수자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억할 것이다. 반대로 95%의 확률을 믿고 공격적인 옵션 매도에 나섰던 몇몇 증권사는 대단한 손실을 입었다. 이러한 경이적인 수익률이 가능했던 것은 발생 확률이 극히 낮은 풋옵션이 내가격(ITM)으로 진입하였기 때문이다.

옵션이 기본적으로 확률에 근거한 상품이라 볼 때 내가격(ITM)이 될 확률 5%에 대한 무리한 베팅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발생 확률이 낮은 옵션에 투자하는 것이 그리 바보스러운 투자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주식시장이 터닝포인트에 있을 때 옵션의 매수전략은 더욱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국면에 따라 옵션 매수전략, 매도전략을 함께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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