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5조9320억원을 기록했다. 연초(14조1220억원) 대비 8조 넘게 감소한 것이다. 참여율도 14% 감소했다. 연초 이후 수요예측 투자심리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양상이다.
수요가 위축되면서 회사채 시장의 투자지표로 불리는 신용등급 AA- 회사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88bp까지 치솟으면서 10bp(1bp=0.01%포인트)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우량채에 속하는 AA급도 저조한 수요예측 반응에 고배를 마시고 있다. 신용등급 AA0인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지난 15일 3년물 2200억원, 5년물 300억원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모집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기준 금리는 개별 민평금리로, 가산금리 밴드는 3년물 -30~+30bp, 5년물 -40~+40bp를 제시해 4%대 고금리 수준이었음에도 투자심리는 냉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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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채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어차피 도전해봐야 실패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니 어쩔 수 없이 사모채 시장으로 향하는 것”이라며 “사모채는 수요예측 없이 물밑 협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대부분 고금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AA급 채권도 2024년까지 만기가 돌아올 것이 많아 차환 리스크까지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부채 상환 및 이자 지급 능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차환 실패가 느는 것”이라며 “과거에 경험한 IMF 시기의 흑자도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