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석 씨 부부가 함께 산 시간이 2년 이내라면 모르겠는데, 2년 이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석 씨가 워낙 왜소해 잘 가리고 다니면 임신 사실을 주변에서 모를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석 씨가 경찰에서 나오는 순간 언론에서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석 씨 태도는 그야말로 강력하게 앞뒤 안 가리고 은폐하겠다는 거고, 지금 남편의 진술도 대체 말이 안 되는 진술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두 사람의 진술은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데, 거짓말을 하면서 끝까지 우겨야 하는 이유는 대체 뭔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사망한 아이의 엄마인 석 씨는 애 아버지가 누구인지 당연히 알아야 상식 아니겠는가’라는 진행자의 말에 “지금 아버지라고 들이댄 사람들과 전부 DNA가 불일치한다는 거다.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이야기를 이들이 하고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한 아이가 사라지게 된 경위도 석 씨의 딸에게 책임이 있기보다는 어쩌면 석 씨 부부에게 무엇인가 의문점이 있다”며 “석 씨와 그의 딸 부부가 살아온 여러 가지 방식을 다 뒤져보지 않으면 사실 답이 안 나온다. 어쩌면 그 아이가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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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씨의 딸은 석 씨가 서로의 딸을 바꿔치기하는 등의 과정을 몰랐을 거라고 보는가’에 대해선 “반반 정도”라며 “딸은 애당초 본인의 딸인 줄 알고 키웠다. 그런데 자기 딸을 낳았는데 아이에 애착을 못 느끼고 내버리고 나가, 결국 아이가 혼자 있다가 사망했다. 애초에 자기 딸이 아니라는 걸 알고 키우가 그렇게 하면 애착관계가 형성되기 어렵잖나. 심지어 정 붙이기 어려우니깐 그냥 뛰쳐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수 있다. 본인의 딸인 줄 알았으면 버리고 나가면 안 되는 일이었다”라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석 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이유에 대해 “상식적인 테두리 내에서 이해하려고 하면 절대 설명할 수 없다”며 “좀 더 넓게 생각하면 공동체의 유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모녀지간, 부녀지간 이런 어떤 친족의 관계보다 공동체가 모든 것을 다 나누고 함께 살아야 된다는 어떤 목표가 있을 때는 사실은 누가 누구를 낳았는지는 중요한 상황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3세 여아가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달 10일로, 부검 결과까지 나오지 않을 만큼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시신은 같은 건물 바로 아래층에 사는 외할머니 석 씨가 발견했고, 석씨 남편인 아이의 외할아버지가 신고하면서 사건은 드러났다.
이에 6개월 전 집을 떠난, 친모로 알려진 석 씨의 딸 김모(22) 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실상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 씨의 어머니인 석 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로 밝혀지면서 의문점이 늘어났다.
경찰이 아이의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DNA) 검사를 한 결과, 김 씨와 불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다른 가족으로 유전자 검사를 확대해 보니 석씨와 일치했다.
또 석 씨와 김 씨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두 아이가 바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씨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하고 석 씨의 딸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 씨가 아이들을 바꾼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으나, 석 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A씨를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구속했다. 아이를 빼돌려 방치했다는 혐의다.
현재 가장 큰 의문점은 김 씨의 실제 딸이자 석 씨의 진짜 외손녀의 행방이다.
경찰은 숨진 여아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김 씨가 낳은 여아는 출생신고 이후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석 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데 관여한 조력자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조력자는 석 씨가 낳은 아이의 친아버지다.
석 씨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관련된 남성들의 유전자를 대조했지만 숨진 아이와 일치하는 남성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아이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석 씨와 김 씨 모녀의 공동 범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