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野, 백태클 말고 ‘조건 없이’ 추경 테이블 앉으라”

21일 기자간담회서 강경 기조 재확인, 양보 없이 “기다리겠다”
“한일갈등 위급한 상황… ‘신친일’인가”
“한국당 주장은 ‘정쟁’ 여야관계 다시 생각해보라”
  • 등록 2019-07-21 오후 6:34:25

    수정 2019-07-21 오후 6:34:25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일전 한창인데 우리편 백태클 해서야 되겠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교착상태에 빠진데 대해 자유한국당을 비난하며 “조건 없이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추경안 처리의 조건으로 내건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한 표결 및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수용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강경 대응 의사를 표시해 앞으로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바꾸기와 조건 바꿔달기로 추경은 지칠 대로 지쳤으며 자유한국당과 지도부는 민생을 볼모로 정략적인 이익만 생각하는 나쁜 정쟁에 취해있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자유한국당의 정쟁은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며 “끝까지 자신들만 옳다고 고집한다면 우리(더불어민주당) 역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단호하게 시작하겠다”고 야당을 향해 경고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 대일 결의문 채택과 추경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열자고 하면 당연히 응하겠다”며 “국방장관 해임안이나 국정조사를 요구한다면 응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추경의 기한을 열어두고서라도 야당의 요구를 반영하지는 않겠다는 것. 최악의 경우 추경을 포기할 수도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추경 처리에 반대하는 한국당의 주장은 ‘정쟁’이라고 단정했다. “오늘부터 정쟁이라는 악순환을 끊는데 단호히 하겠다”며 “추경 발목잡기 하는게 국민의 눈에 얼마나 곱게 보일지 한국당 스스로 자문하길 바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거진 한일 갈등을 축구에 비유해 ‘한일전’이라 표현하며 한국당을 향해 “‘백태클’ 행위를 하는 것에 경고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추경은 민생과 경기 대응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벌이고 있는 경제 한일전에 대처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야당이 비협조해 추경을 처리하지 못한다 해도 정부와 여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추경의 시급함을 역설했다.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 선수를 찬양하는 건 ‘신 친일’이나 다름없다”라며 수위 높게 힐난하기도 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언급했다. 한국당이 합의 처리를 원한다면 정쟁을 멈추고 추경을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선거법을)볼모로 잡을 생각은 없지만 정개특위에서의 협상을 합의로 이끌기 위해서는 추경을 볼모로 한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야당에 요구했다.

이 대표는 현재의 여야 관계를 배고픈 아이와 빵을 가진 아이에 비유했다. 그는 “배고픈 친구에게 빵을 주겠다며 심부름을 시켜 세 번이나 한 후에 동생의 뺨을 때린다고 하면 하겠나”며 “뺨 때리라 한 친구가 야속할 것이며 평생 좋은 친구사이가 안될 것”이라고 야당이 협상 테이블이 앉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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