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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AP·AFP 통신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등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멕시코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첫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회동은 주로 미국 측이 불법 이민자를 막을 수 있는 멕시코 측의 대책을 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마음을 돌려놓을 정도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은 에브라르드 장관과 국무부로 자리를 옮겨 저녁 늦게까지 ‘일대일’ 회동을 이어갔다.
미국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멕시코 측의 발 빠른 대책을 요구한 반면, 멕시코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회동에선 관세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내일 접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멕시코에 이어 백악관 내부에서도 ‘낙관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이날 회동에 앞서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미국 남쪽 국경에서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막는 조치를 한다면 새로운 관세가 발효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미국이 원하는 멕시코의 조치는 △망명 희망자 단속 △과테말라와의 자국 남쪽 국경 강화 △멕시코 이민 검문소의 부패 종식 등 세 가지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멕시코 관세부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멕시코 측도 이날 미국을 향한 중미 이민자 행결(Caravan·캐러밴)을 막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멕시코 군·경이 멕시코·과테말라 국경을 넘은 캐러밴 1200여명을 이 국경에서 약 12km 떨어진 메타파 데 도밍게스 마을에서 막아섰다. 이와 관련, 멕시코 이민청(INM)은 “이들 캐러밴 중 약 420명을 보호센터로 옮겼으며, 곧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각각 트윗과 성명을 통해 중미 불법 이민자의 미국 유입 차단에 미온적인 태도를 이유로 이달 10일부터 멕시코산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까지 점진적으로 최대 25%까지 관세율을 올리겠다고 예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