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후순위채 창구판매 `불티`

국민은행 3일만 4300억·농협 2일만 2500억 조달
7% 중반대 고금리로 유인
  • 등록 2008-10-01 오전 11:04:30

    수정 2008-10-01 오전 11:07:50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은행 창구에서 발행된 후순위채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 대한 변동성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 7% 중반대 고금리에 비교적 안정성도 담보돼있는 은행 후순위채권이 장기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높은 조달 비용으로 수익성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060000)은 지난 달 25일부터 3일동안 영업점 창구를 통해 후순위채권 4300억원어치를 팔았다.

발행한도 5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요즘같은 시장 상황에서 3일만에 이 정도 실적이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만기가 5년 6개월로, 장기 채권이지만 연 7.45%를 이자를 3개월마다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만기일시지급방식을 선택하면 복리로 연 7.66%를 챙길 수 있다.

국민은행의 허브정기예금 3년짜리 금리 최고 연 6.8%에 비해 0.65~0.86%포인트나 높다.

농협의 경우 지난 달 26일 창구 발행분 2500억원의 후순위채권이 이틀만에 소진됐다. 역시 연 7.45%의 고금리를 제공해 대규모 자금 유입이 가능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장기 여유자금이나 노후 생활자금에 대한 투자 수단으로 창구에서 판매하는 후순위채권을 이용해볼 만하다"면서 "후순위채권은 채무 변제순위에서 일반 채권보다 밀리지만 은행이 파산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순위채권의 경우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계산돼, 지주사 전환에 4조원의 비용을 쓴 국민은행이나 실적 부진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한 농협의 입장에서 요긴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그러나 후순위채권 금리가 정기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보다도 높아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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