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경계영 기자] 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상임위원회 구성(원 구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원 구성 시한을 하루 남겨둔 6일에도 여야는 냉전·대치 중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회 명단 제출일로 지정한 7일 양당 원내대표와 함께 막판 회동을 하며 합의를 촉구한다는 계획이지만, 여당의 참여가 불투명하다.
원 구성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의석 수에서 절대적으로 밀리는 국민의힘은 국회 거부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박찬대 원내대표.(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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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는 ‘2+2’의 물밑 접촉도 멈춰선 가운데 우 의장은 오는 7일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여야가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는 상황이지만 우 의장은 여러 안을 제시하며 막판 합의를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내일 의장을 만나기 전까지 계속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이 같은 촉구에도 국민의힘이 회동에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도 거부했다. 지난 5일 야당이 강행한 본회의와 의장 선출 과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데일리에 “의장 뽑힌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의장 주재 회동이 아닌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두고 “내일(7일) 다시 의논을 해봐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여야 대치는 양당 모두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원장을 고집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반영하겠다’며 이들 자리 모두를 확보해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고 대통령실을 견제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원내 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온 관례를 언급하며 이를 반박했다.
평행선 국면 속에 새롭게 선출된 우원식 의장이 나섰다. 우 의장은 의장으로 선출됐던 5일 국민의힘을 향해 “남은 기간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달라”고 통보했다. 우 의장도 ‘법대로’ 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힘을 실은 만큼, 민주당은 10일 본회의를 열고 원 구성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안 표결을 밀어 붙일 경우 국민의힘이 취할 수 있는 거부 방안은 따로 없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을 거부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독주’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 지연 전략으로 14개 특별위원회도 구성해 출범시켰다. 국회 자체를 거부하더라도 특위를 통해 정부와의 정책 간담회, 현장 방문 등을 계속할 계획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를 통해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우리가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다만 4년 전 국민적 역풍이나 평가는 민주당이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