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아이들 앞에서 '묻지마 폭행' 당한 태권도 관장

  • 등록 2021-09-30 오전 9:45:42

    수정 2021-09-30 오전 9:45:4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가 맞던 장면들이 자꾸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난다”

부산의 한 태권도 관장이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행인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30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따르면 태권도 관장 A씨는 지난 29일 오후 4시 10분께 태권도장 건물 앞에 세워둔 차량 근처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A씨는 “저에겐 이런 일이 생길 거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며 “억울하기도 하고 비참하기까지 하다”고 전했다.

사건은 태권도 수업을 마친 A씨가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차량에 태운 직후 벌어졌다고 한다. A씨가 운전석에 앉자마자 한 남성은 “네가 선생이냐? 관장이냐?”고 삿대질을 하며 다가왔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주먹으로 A씨의 뒤통수를 때렸다고 한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쳐)
A씨는 “순간 당황해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 혹시나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까 봐 운전석에서 내린 후 차 문을 닫고 그 사람을 밀치며 방어에 나섰다”며 “’누구 신데 절 때리시냐, 저 아시냐?‘고 묻자 이 남성은 제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했다. 이런 게 묻지마 폭행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이 A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얼굴을 집중적으로 7~8대 구타를 당하다 보니 더이상 맞으면 큰일날 것 같아 최대한 방어만 했다”며 “차량에 타고 있던 우리 아이들, 그리고 학교 방과 후, 학원 마치고 3부 수업을 위해 도장으로 오던 아이들, 동네주민들 보는 앞에서 많이 맞다 보니 순간적으로 저도 이성을 잃고 상대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될 것 같아서 화는 났지만 입술을 꾹 깨물며 참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만약에 차량에 타고 있었던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려고 했다면 저도 그땐 당하고만 잊진 않았을 거다”며 “영상에서 나오듯이 차량에 있던 아이들에게 ‘쉿~’ 제스처를 하는 모습이 소름 돋는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흥분을 가라앉힌 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상황은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날 폭행으로 A씨는 얼굴 타박상과 입안이 찢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이 사건으로 저는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 장면을 바로 목격한 우리 아이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늘 믿고 따르던 우리 관장님이 저렇게 맞기만 하고 공격을 못하고 있으니 ‘우리 관장님은 왜 안때리냐’면서 울먹였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학부모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며 “앞뒤 내용을 모르는 학부모들께서 오해의 여지가 있으면 안 되니 내용을 충분히 정리한 후 공지를 했다. 정말 많은 응원과 잘했다는 답장을 받으며 ‘내가 잘한 일이구나’하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다만 A씨는 “혼자 저녁을 먹으며 그 상황에 제가 맞던 장면들이 자꾸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며 “’나는 왜 공격하지 못했을까‘, ’참았던 게 잘한 일일까?‘ 억울하기도 하고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것도 처음이다보니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날 오후 7시께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담당 수사관은 A씨에게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성을 잃지 않고 잘 참으셨다. 관장으로서 참 잘한 행동이다”라며 “가해자에게 같이 폭행을 했다면 사건이 더 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혹시 몰라 저에게 또는 아이들에게 원한이 있는 분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더라”며 “가해자도 아이 아빠인데 술을 마신 상태였고 우연히 지나가다가 제가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는 과정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거 때문에 저에게 폭행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기억을 되돌리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들을 태우는 과정에서 잘못한 부분은 없었던 거 같은데 뭐가 문제였을까요?”라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를 폭행한 가해 남성은 현재 경찰에 입건돼 조사 후 귀가조치 됐으며, A씨는 30일 오후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필드 위 여신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