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서방국가가 시리아 정부의 생화학 무기 불법 사용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 남부 다마스쿠스 지역내 주요 군사 시설 3곳에 10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무역분쟁과 함께 시장 불안을 촉발시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분석해보면 미국의 중동 미사일 공습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유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미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곧바로 전면적인 군사충돌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과거보다 시리아를 둘러싼 주변국 간 갈등이 고조된 상태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무역분쟁과 함께 시장 불안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이 중동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했던 16차례(두 차례 걸프전 포함) 사례를 분석한 결과 미사일 공습 시작일을 기점으로 5거래일 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코스피의 평균 등락률이 각각 0.05%, 마이너스(-)1.12%를 기록했다. 공습 5거래일 후 S&P500지수와 코스피의 평균 등락률은 0.19%, 0.62%로 제한됐다.
원-달러 환율과 달러 인덱스의 평균 등락률도 공습 시작 5거래일 전, -0.12%, -0.04%였다가 공습 5거래일후 0.19%, 0.29%로 주식시장보다 영향이 적었다. 그러나 유가는 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공습 시작 5거래일 전 등락률은 -1.26%이나 공습 5거래일 후는 2.21%로 주식이나 외환시장보다 변동성이 컸다.
한 연구원은 “유가의 변동성이 다른 자산군에 비해 높은 것은 중동 대부분의 국가가 산유국인 영향”이라며 “1990년 걸프전 발발 5일전 WTI의 등락률은 -12.16%에 달했고 5일 후에도 11.08%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2003년 걸프전 때는 25.87%, 6.15%로 변동성이 컸다.
한 연구원은 “이번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습으로 전쟁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 심리가 불안해졌다”면서도 “중동은 글로벌 원유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라 향후 시리아에서 미사일 재공습 등 내전 격화 우려가 부각될 경우 유가 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