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2살이던 1974년 초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프랑스 동남부의 그르노블대학에서 어학 과정을 공부했다. 그러나 유학 생활이 6개월째 접어들었을 때인 1974년 8월15일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인해 급거 귀국해야 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온 몸에 수만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에 꽂힌듯한 통증이 몰려왔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곁에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며 정치를 배웠다. 박 대통령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것은 프랑스에서였던 셈이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나쁜 추억만 있었던 것은 아닌 듯 하다. 박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유로웠던 프랑스 유학 시절이 제일 행복했던 시간 중 하나였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전해진다.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도 ”젊은 시절 유학을 했던 프랑스에 대해 아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연 때문인지 프랑스는 박 대통령을 초청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월25일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초청 서한을 전달했다. 7월에는 장 마크 에로 총리가 방한해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대해 사전 협의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여줬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프랑스는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창조경제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정보기술(IT), 패션, 관광, 문화예술 등 창조산업이 국가 경제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창조경제 협력 기반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