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R 접어든 이석기 사태‥복잡해진 정치권 셈법

  • 등록 2013-09-08 오후 5:53:05

    수정 2013-09-08 오후 6:15:21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석기 사태’가 의원직 제명과 통합진보당 해산 문제로 확산되면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정치권의 셈법도 더 복잡해졌다.

새누리당은 소속의원 전원 명의로 제명안을 추진하면서 연일 종북이슈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반면 민주당은 체포동의안과는 별개로 제명 등은 사법부 판단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정원 개혁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추진중인 제명은 국회의원에 대한 최고수위 징계다. 헌법을 고치는 ‘개헌’처럼 재적 국회의원 3분의2 이상 동의가 필요할 정도로 중대 사안이다. 때문에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지만 원내지도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면서 의원 전원 발의 형태로 추진됐다. 새누리당은 오는 16일 국회 윤리특위 전체회의에 상정돼있는 이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과 함께 제명안을 병합심사하자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강경책은 이석기 사태로 불거진 종북이슈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보수진영 등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동시에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에 대한 압박카드 등 다방면을 겨냥한 포석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새누리당의 의도를 경계하고 있다. 이석기 의원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체포동의안 처리에는 뜻을 같이 했지만, 제명안 통과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체포동의안은 사법부 판단을 회피하려는 불체포특권이라는 장막을 걷어낸 것이고, 제명은 그 무게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면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언급했다.

통합진보당 해산문제에서도 온도차가 드러난다. 법무부가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나서고 있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통합진보당이 위헌정당인지 법적 판단을 빨리 내려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제명안 문제와 마찬가지로 신중한 분위기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정당해산에 대한 판단은 법원이 하는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정당해산을 위한 심판청구는 법무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정식 제소하면 된다. 이후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하면 정당해산이 결정된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지난 1988년 이후 정당해산이 결정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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