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저조한 청약성적..왜?

중대형 일부 미달..청약저축 당첨납입액 700만원선
전매제한·입지여건·짧은 잔금마련기간 등 원인
  • 등록 2007-12-17 오후 12:50:22

    수정 2007-12-17 오후 12:50:22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서울지역 1순위 청약을 마친 은평뉴타운이 부동산시장의 `블록버스터급` 관심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고분양가에 대한 여론 악화로 분양시점을 올해로 넘긴후 값을 크게 낮춘 3.3㎡당 937만-1348만원에 선보였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청약열기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은평뉴타운 1지구 분양물량이 내년에 나올 2지구에 비해 입지여건이 떨어진다는 점과 전매제한 기간이 길고 선분양 아파트에 비해 잔금 마련기간이 짧은 점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저축 납입액 당첨선 최저 700만원선 될듯

올해 서울지역 최대의 관심을 받았던 분양단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은평뉴타운 분양성적은 의외로 초라하다.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은평뉴타운 85㎡이하 아파트의 경우 납입액이 최소 1000만원은 넘어야 당첨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은평뉴타운 1지구 전용 85㎡이하 중소형은 지난 12-13일 이틀간의 청약 끝에 600만원 이상 납입자 대상 청약에서 5.16대 1로 마감됐다. 첫날 납입액 800만원 이상 청약에서는 경쟁률이 1.93대 1에 그쳤고, 23개 주택형 중 9개가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따라 당첨 납입액 커트라인은 최저 700만원 안팎까지 떨어지게 됐다. 지난해 판교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판교의 경우 1차 분양당시 청약저축 납입액 커트라인이 1600만-2700만원, 2차에서는 810만-1840만원이었다.

85㎡초과 중대형도 마찬가지다. 중대형은 1167가구 모집에 서울지역 1순위자 1만4434명의 신청이 몰렸지만 총 74개 주택형 중 7개가 미달됐다. 평균 경쟁률은 11.4대 1을 기록했지만 당첨가점은 당초 예상인 55-60점보다 10점 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어차피 전매제한..2지구가 낫다"

은평뉴타운 1지구의 청약열기가 저조한 것에 대해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2지구에 비해 메리트가 적은 점이 부각돼 매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꼽는다.
 
1지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지축역 사이에 위치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3개 지구중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높은 청약가점을 가진 청약 대기자들은 어차피 장기간의 전매 제한이 적용돼 환금성이 떨어지게 된다면 구파발역과도 붙어 있고, 통일로와도 가까운 2지구나 3지구 분양에 통장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말 이뤄진 은평뉴타운 특별분양분 공급에서 대상자 3338명 중 1지구를 택한 이는 545명 뿐이었고, 전체의 71.5%인 2388명은 2지구를 택했다. <관련기사☞"은평뉴타운, 2지구가 인기" 2007.11.28>

◇잔금마련 곤란..`소셜믹스` 반감도 영향

또 후분양제가 적용된 물량이어서 입주를 시작할 내년 6월까지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하는 부담도 청약률 저조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 1순위에서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한 7개 주택형은 모두 179㎡(54평형) 이상으로 면적이 큰 만큼 분양가도 높았다. 입주자들이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물량인 셈이다.

중소형 역시 가격은 서울 기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됐지만, 짧은 잔금마련 기간 탓에 청약대기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해 예상보다 낮은 청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자들이 `소셜 믹스(Social Mix)`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청약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소셜 믹스`란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섞어 계층이 조화로운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말한다.

분양결과 임대아파트가 없는 단지인 B-13, B-14블록은 청약 경쟁률이 15-18대 1을 기록하며 임대아파트가 섞인 단지에 비해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반면 청약자들이 임대아파트가 섞여 있는 단지는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순수 분양단지에 비해 청약률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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