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가, 헐리우드와 한 배 탄다

월가, 영화제작 투자 늘어..고수익 기대
제작사, 외부자금 조달에 개방적
  • 등록 2005-06-29 오전 11:53:48

    수정 2005-06-29 오전 11:53:48

[edaily 김경인기자] 세계적인 슈퍼스타 톰 크루즈와 `아이 앰 샘`에서 멋진 연기를 선 보인 아역배우 다코다 패닝이 주연한 블록버스터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이 개봉을 코앞에 두고 있다. 헐리우드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있는 만큼 흥행 보증수표인 톰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우주전쟁`의 대박을 기대하는 것은 제작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드림웍스, 기근에 허덕이는 헐리우드 뿐만이 아니다. 이전에 영화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세력, `월가` 인물들이 영화판을 기웃거리며 대규모 투자수익의 `단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주식 등 투자수익이 낮아지면서 월가가 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헐리우드의 부진으로 인해 영화 제작사들이 외부자본과 제작 정보 공유 등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을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비아콤의 계열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작년 여름 향후 3년간 만들 영화 제작비용 조달을 목표로 2억3000만달러를 모금했다. 이 돈은 증권사, 은행, 보험사, 헷지펀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월가 기관들로부터 나왔다. 영화제작을 위한 투자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그간 월가 대기업들이 리스크가 큰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게다가 최근 헐리우드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월가의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는 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엔터테인먼트 자문업체인 샬터그룹의 로이 샬터 사장은 엔터테인먼트와 금융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몇몇 경향들이 양 측이 한 배를 타도록 도왔다고 진단한다. 기술 및 미디어 거품 붕괴로 현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져 영화 제작업계가 월가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는 "스튜디오들이 외부 자본과 투자자들과의 정보교류라는 개념에 대해 보다 개방된 자세를 갖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가는 부진한 투자수익을 이유로 대박이 가능한 영화판에 눈을 돌리게 됐다. 더욱이 최근 다수의 영화 제작사들이 상장업계거나 혹은 상장사의 계열사로 안정화돼 있어, 투자에 따른 리스크도 훨씬 감소한 상태다. 샬터 사장은 "월가의 영화 제작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투자자와 영화 제작업계 관계자들이 보다 더 똑똑해졌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7월에 개봉될 `판타스틱 포` 등 5000개의 코믹북 캐릭터를 보유한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경우가 바로 그 예. 마블은 이전에 결코 독립적으로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5억25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며 자체적으로 영화 제작에 발을 들여놨다. 캐릭터에 대한 로열티 같은 `푼돈` 대신 진짜 돈을 벌어보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마블의 대표 캐릭터를 사용한 `스파이더맨`과 후속편은 전세계적으로 성공했지만 마블이 벌어들인 돈은 그다지 많지 않다. 수익 15억달러 중 대부분은 제작사인 소니에게 돌아갔으며, 마블은 전체의 5% 정도밖에 안되는 캐릭터 사용료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화 제작에 착수한 마블은 월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마블의 대변인은 "마블의 영화 제작 계획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헐리우드 사람들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나 총명한 자산가들은 그것을 실행 가능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마블이 검증된 영화 제작사가 아니고 헐리우드 시장이 부진한 때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런 벽도 월가를 막지는 못했다. 투자업계 관계자인 블룸은 "영화 자금 조달에 있어 견조한 보급라인을 가지고 있고, 결국 투자자들은 헐리우드식 해피엔딩을 보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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