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출처: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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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7원 가량 하락하며 사흘 만에 1270원대서 출발했다.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역외 환율이 하락한 영향도 있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도 배제 못한다고 말하면서 환율이 역외환율 하락폭보다 더 크게 하락하며 개장했다.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7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1284.20원)보다 6.70원 하락한 1277.4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79.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30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실제론 7.2원이나 하락한 1277.00원에 개장한 이후 1270원 중반대에서 움직임을 좁히고 있다.
이날 환율이 역외 환율보다 추가 하락해 출발한 것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찬 회동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4월 상황까지 보면 50bp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는데 5월 금통위 상황, 7월과 8월 경제, 물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4월까지만 해도 빅스텝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앞으론 빅스텝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이 총재의 이런 발언에 더해 달러 강세도 진정되고 있어 이날은 모처럼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달러인덱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104.53으로 최근 뉴욕증시 마감 당시보다 0.04포인트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0.6%, 1%대 상승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틀째 상승세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800억원 가까이 순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지수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 베팅을 경고한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께 발표되는 달러·위안 고시 환율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시 환율이 위안화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면 원화 강세 압력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