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양궁 3관왕’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니스트 논란의 원인으로 ‘남성혐오 용어 사용’이라고 말한 양준우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여성 혐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적이 전혀 없다”라며 두둔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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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논란의 시점이 어디냐에 대한 부분은 개인의 생각이다. 양 대변인이 만약에 여성혐오라고 하는 개념을 조금이라도 썼거나 아니면 거기에 대해서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그러면 징계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안 선수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나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20대 남성들의 의견을 대표한다는 듯이 입장을 밝히라고 그랬다”며 “그런 식으로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은 아주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프레임을 잡는 것 자체가 지금 젠더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그 선수가 열심히 운동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 중에서 왜 정의당이 뛰어들어서 커뮤니티 담론을 갖고 오나. 굉장히 실망스러운 행보”라고 지적했다.
또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보면 김보름 선수가 있었다. 논란이 터지니까 정의당 포함해서 정당들이 개입돼서 누가 잘했니 못했니 따지고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건 사실 꼭 김보름 선수만이 잘못했다고 볼 수 없는 지점도 있었다”며 “정치권이 개입해서 스스로 이득보기 위해서 스포츠를 자꾸 사용하는 것, 그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다. 이번에 정의당은 큰 실수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나는 대한민국에 모든 선수단을 응원한다고 명확히 얘기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소위 말하는 여성부부터 여성계 다 달려들어서 프레임을 짜고 있다”라며 “지금 물어봐도 똑같다. 안산 선수라는 분에 대해 어떤 공격이 가해진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동조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 양궁 3관왕에 달성한 안산 선수.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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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안 선수가 짧은 머리와 여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안 선수가 과거 자신의 SNS에 작성한 일부 단어가 남성혐오를 뜻한다는 의혹도 제기되며 공세가 커졌다.
이를 두고 양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외국인이 안산 선수에게 ‘왜 머리가 짧으냐’고 번역기 돌려 물었는데, 이게 한국 남성의 여혐 사례로 둔갑해 인터넷서 확대 재생산된 결과”라며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지만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를 사용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양 대변인이 안 선수를 향한 공격에 정치적 셈법을 했다며 여성혐오를 조장했다고 연일 비판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