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난 아버지..아이들 핵 짊어진 삶 싫다"

  • 등록 2020-09-14 오전 9:05:58

    수정 2020-09-14 오전 9:05:5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쟁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3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전쟁을 예상했다면서 “그는 완전히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우드워드가 “그가 그것을 말했는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예스”라면서 “그가 그랬다”고 했다.

이 책에서 우드워드는 김 위원장이 2018년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에 북한을 처음으로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전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BNews)
당시 폼페이오는 국무장관으로 지명됐지만, 인 준은 안 된 상태였고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맡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폼페이오에게 “우리는 (전쟁에) 매우 가까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폼페이오는 한 측근에게 “우리는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허세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 위원장에게 “한국은 당신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우리에게 말했다. 그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나는 아버지다. 나는 내 아이들이 남은 인생을 핵무기를 짊어지고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2017년 북미 갈등이 고조됐을 때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 계획인 ‘작전계획 5027’을 검토했다. 여기에 북한의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안 중 하나로 핵무기 80개 사용 가능성이 포함됐으며, 북한 지도부 타격을 위한 작계 5015도 업데이트됐다고 우드워드는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과 접촉한 덕에 북한과의 전쟁 위기를 수차례 피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12월 30일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전쟁에 처했을 수도 있다”며 자화자찬성 발언을 이어갔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한편 북미 간 긴장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특사단이 오가면서 해소됐다. 이어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관계는 대화 모드로 전환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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