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고사목 제거 사망자 장례식날 골프 입길

  • 등록 2013-11-16 오후 5:46:16

    수정 2013-11-16 오후 5:46:16

(제주=연합뉴스) 우근민 제주지사가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린 고사목을 제거하다 다쳐 치료 중 닷새 만에 숨진 전 제주시 애월리장 박모(63)씨의 장례가 치러진 16일 골프를 즐겨 입길에 올랐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애월읍연합청년회관에서 애월연합청년회가 주관한 박씨의 영결식이 시작된 직후인 오전 8시 20분께 우 지사가 제주시 오라골프장에서 국회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부평국 제주도생활체육회장 등과 함께 티업해 4시간여 골프를 쳤다.

국민생활체육회장이기도 한 서 의원은 전날 오후 제주도청에서 열린 전국 시·도생활체육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에 왔으며, 골프 회동은 2개월 전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지사는 전날 하귀농협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나 장례식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김상오 제주시장과 현을생 제주도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 등만 장례식에 참석해 조의를 표했다.

박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 20분께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서 재선충에 걸린 고사목을 제거하는 공공근로에 참여했다가 쓰러지는 나무에 몸을 부딪쳐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목뼈 골절 및 뇌손상으로 13일 오후 숨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제주도당은 “영결식 날 접대 골프를 친 것은 인륜과 도의를 저버린 것으로 매우 개탄스럽다”며 도민에게 머리숙여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재난이나 재해로 말미암아 생긴 사고사가 아니어서 지사가 영결식까지 참석하기는 곤란하다”며 고인에 대해 나름 예우를 다했다고 해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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