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1일 1100선을 회복한 뒤 이달들어 대체로 1100~1200선 사이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5일(1127.33), 10일(1129.83), 20일(1106.71) 이동평균선도 점차 일렬로 수렴되고 있다.
◇호재 vs 악재, `팽팽` 맞서
가장 큰 호재는 잇따라 발표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시장이 급락세를 멈춘 것은 실물경기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에 지금까지는 시장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대내적으로는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경제난국 타개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강도와 속도의 정책을 내놓았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약발`을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악재의 무게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실물 경제 악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고, 서킷시티 등 파산기업마저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새로운 근심거리로 등장했다. GM은 자체 회생이 어려운 실정이며, 포드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주가가 1990년대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상황.
◇`숨죽인` 외국인 기관 vs `활발한` 개인
수급 상황은 소극적인 외국인 기관과 개인의 대립 양상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우위로 일관하고 있다. 11월 들어 전날까지 8278억원을 순매도했다. 간헐적으로 매수우위를 보이기도 하지만, 헤지펀드 11월 청산설 등까지 겹쳐 당분간 매도우위를 벗어날 기미가 없어 보인다.
기관은 9078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으며, 시장 하락에 따른 연기금의 매수세가 늘어난 부분이 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펀드의 대중화와 기관과 외국인의 시장영향력 확대로 인해 시장에서 개인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며 "하지만 이번 시장 급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긴 탓인지 개인들의 적극적인 매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 확대국면은 2003년 이후 4번째에 해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으로서 기존의 수급공황 상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개선이 포착되었다는 점에서 수급상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아직도 지뢰밭" vs "박스권 탈출 가능"
향후 전망 역시 팽팽하다. 호재와 악재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달린 셈이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변수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은 기술적인 측면이나 밸류에이션보다 새로운 뇌관이 터질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잠재적 위험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섣부른 시장 대응을 자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추가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1300선으로 올라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투자와 채권투자의 상대적인 투자매력도를 나타내는 일드갭(Yield Gap)으로 주식투자의 매력도를 측정해보면 코스피는 900선 이하로 쉽게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적인 리스크 발생이 없다면 1300선대 중반까지의 상승도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코스피 1350선은 국가부도 우려가 반영되며 급락하기 시작한 10월 중순 당시의 지수대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귀한다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