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연애시대’가 전파를 탄 지난 4월만 해도 이하나는 본인의 이름보다는 ‘제 2의 손예진’으로 유명했다. 많은 신인들이 ‘제 2의 OOO’라는 별명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가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금방 잊혀졌던 반면, 이하나는 드라마를 통해 ‘손예진 이미지’를 깨고 자신만의 캐릭터로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감우성, 손예진 등의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이하나는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아냈다. 드라마 한편으로 ‘최고 유망주’로 떠오른 이하나, 힘들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던 그동안의 얘기를 들어봤다.
카메라 공포증 극복하기
소속사에 마련된 지하 연습실에서 오랜 기간 연기 수업을 받아온 이하나였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특히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얼굴이 빨개지고 콧물은 나는데, 눈물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겨우 촬영을 끝낸 이하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눈물 훈련’에 돌입했다. 조급한 마음을 비우고, 긴장을 푸는 방법을 익혔다. 그 결과 다음 눈물신에서는 눈물 양까지 조절하는 경지에 다다랐다.
“카메라 공포증에는 우황청심환도 소용 없는 것 같아요. 스태프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그 상황에서 카메라를 겁낸다는 자체가 이기적인 거죠.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다양한 변수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촬영 스케줄이 많아졌고, 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소속사 사무실에는 팬레터가 속속 도착했으며, 촬영장에서도 그를 찾는 팬들이 많아졌다. 이하나는 모든 팬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지만, 특히 첫번째 팬을 잊을 수 없단다. 매일같이 팬레터에 자신의 일상을 담아보내줬던 여고생 팬이다. 편지를 꼼꼼히 읽으면서 자신도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다는 이하나는 어느날 그 팬이 직접 촬영장에 놀러오겠다고 한 이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또래 여성 대변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애시대’를 통해 발산한 이하나의 매력은 방송·영화 관계자들의 시선도 잡아 끌었다. 드라마가 종영한지 3주가 지난 지금, 소속사 사무실에는 상당수의 시나리오와 방송 대본이 쌓여 있다. 예쁜 역할보다는 독특한 캐릭터 제의가 훨씬 많단다. 이하나 자신도 ‘예쁘기만 한 것보다는 사랑스러울 수 있는 인물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치 영화 ‘아멜리에’에서 오드리 토투가 연기한 인물처럼 말이다.
“또래 여성들의 감성을 대변할 수 있는 여배우가 좋아요. 리즈 위더스푼이나 르네 젤위거처럼요. 예쁘게만 보이려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망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요.” 이하나는 조만간 차기작을 결정할 생각이다. 극중 비중이나 흥행성보다는 연기자로 발걸음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하려고 고심 중이다. 이하나는 “지금이 내게 중요한 시기인 것을 알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좋은 작품을 하나 더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속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