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도 욱일기 게양” 결국 현관 앞 오물 테러…무슨 일

6월 6일 현충일에 부산에서 내걸린 욱일기
내건 주민의 이름‧직업 등 신상 공개돼
“수영구청 측과 갈등…부당함 알리려 게양”
  • 등록 2024-06-07 오전 9:58:57

    수정 2024-06-07 오전 9:59:0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현충일에 욱일기를 내건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논란이 되며 인터넷상에서 신상이 퍼지는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6일 현충일에 부산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 내걸린 욱일기. (사진=엑스 캡처)
7일 부산 수영구 주민들에 따르면 입주민 A씨가 전날 부산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욱일기 2개를 내걸었으나 이날 밤늦게 철거했다.

현재는 두 개의 욱일기 사이에 걸려 있던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만 붙어 있다.

당시 경찰과 지자체까지 나서 해당 집을 찾아가 욱일기를 내리라고 설득하려 했지만, 해당 집 앞에는 ‘여행 가서 아무도 없다’는 내용의 종이만 붙어 있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A씨가 욱일기를 내건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상에서는 A씨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A씨의 이름은 물론 사는 아파트 이름과 호수, 의사라는 직업까지 공개되면서 그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추정되는 곳까지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의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소동이 일었다. 해당 의사는 “공교롭게도 이름과 직업까지 같아 당사자로 오해받고 피해를 입고 있다”며 “현재 신상이 털리고 있는 의사는 욱일기를 내 건 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상이 알려진 후 A씨 집 현관문 앞에는 오물 세례를 받은 듯 음식물이 묻어 있고 ‘토착왜구’, ‘나잇값도 못해먹는다’ 등의 문구가 붙기도 했다.

A씨는 수영구청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와 관련 구청 측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 B씨는 뉴스1을 통해 “A씨는 과거 수영구청과 아파트 하수관로 관련 행정소송을 벌였는데 패소했었다”며 “한때 관련 문제점들이 담긴 안내문을 각 세대 우편함에 넣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A씨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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