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헝다 디폴트 위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소지"

이승헌 부총재 주재 '상황점검회의' 개최
"美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예상보다 빨라질 듯"
  • 등록 2021-09-23 오전 9:38:54

    수정 2021-09-23 오전 9:38:54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상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한은은 23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추석 연휴 기간 및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관련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헝다그룹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동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헝다 그룹은 23일 지급 예정된 위안화 표시 채권 이자 약 3600만달러를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했다고 밝혔지만 23일 지급해야 할 달러화 표시 채권 이자 8350만달러에 대해선 지급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채권 계약서상 예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 인민은행의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로 인해 21일 이후 헝다그룹 관련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그러나 채무불이행 협상 등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중국 당국의 헝다그룹에 대한 조치 등에 따라 디폴트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또 한은은 “미국 FOMC 결과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으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앞당겨지는 등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FOMC에선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도 종전과 같은 월 1200억달러로 유지했으나 11월초 열리는 회의에선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이 내년 중반께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고 금리 점도표상 FOMC 위원 18명 중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향후 미 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중국 헝다그룹 사태 전개상황 등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상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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