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벌자’라는 1998년 IMF 대량 해고가 남긴 교훈이었을까. 올해 임기가 끝나는 집행부가 투쟁의지를 조합원에게 알리려는 의도였을까. 회사의 생존과 상관없이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포퓰리즘에 빠져서 일까. 작년 군산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동료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던 한국GM 노조의 전면파업에 의문 부호가 생긴다.
회사는 최근 5년간 누적적자(순손실기준)가 4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라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며, 추가 협상안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생결단으로 치달았고 경영진은 임전무퇴의 강대강 대치 태세다. 앞으로도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국GM은 올해 경영난 속에서도 팀장급 이상 간부에게 평균 1700만원에 달하는 ‘Team(팀) GM’이라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임금을 1.8% 인상했다. 팀 GM 성과급은 한국GM과 본사인 미국 GM의 성과를 결합해 지급하며, 성과 비율은 대략 한국GM 70%, GM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를 작년 2월13일 발표했으며, 5월31일 공식 폐쇄했다. 매년 2~3월쯤 팀 GM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한국GM 경영진은 작년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어도 팀 GM 성과급은 챙겼다.
미국 경영마인드를 가진 관리자가 한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면서 생긴 불편한 일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기업 정서와 달리 미국 자동차 회사에서는 생산직을 배제하고 관리직 위주로 보너스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며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강하게 나뉘어 있는 조직문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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