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015년 재계 임원인사 키워드는 캔디(CANDY)가 될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오일선 소장은 이날 “캔디는 C(Cut, 임원 감축), A(Absence, 총수 부재인사), N(Next, 세대교체), D(Delete, 올드보이 퇴진), Y(YES 맨 강세)를 의미한다”며 “내년도 임원 인사는 실적 개선과 경영 승계라는 중요한 화두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젊은 2~4세 오너 기업가들이 부모 세대와 달리 어느 정도의 인재 발탁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향후 기업 명운(命運)도 달라질 수 있어 올 연말 임원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주요 기업마다 실적악화를 이유로 연말 인사에서는 대규모 임원감축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원축소는 자연스럽게 직원 감축으로 이어지면서 회사 전체인력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내년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규모는 올해(7200명)보다 200~300명 줄어든 6900~7000명 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지난 2013년 6800명에서 올해 7200명으로 5.8%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이다. 오 소장은 “임원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인 상황에서 기업실적이 악화하면서 회사마다 대규모 임원 감축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총수 부재로 인해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결정도 미뤄지면서 신사업 개척을 위한 임원 인사는 답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경영권 승계가 임박하지 않은 기업들일수록 위기극복 차원에서 친정 체제를 더욱 확고하게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내년 인사에서는 오너 2~4세의 세대교체 바람도 재계에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필두로 올 연말 인사부터는 경영 승계자들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점쳐졌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이 부재중인 삼성그룹에서는 이 부회장이 내년 삼성그룹 임원 인사를 주도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향후 1~2년 이내에 그룹 전반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그 첫 단추인 내년 임원인사가 무엇보다 중차대한 상황이다. 그동안 수면아래 있던 이 부회장 측근들이 내년 인사를 통해 전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경영실적 등을 고려해볼 때, 삼성전자는 기업재무 개선 차원에서 임원은 물론 직원 수도 대표 감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 부회장의 경영 승계 속도가 내년에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전부지 매입이후 진행되고 있는 그룹사옥 건립과 차세대 성장엔진 발굴 작업 등을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게 될 경우 정 부회장의 그룹내 입지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이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과감하고, 통 큰 리더십과 달리 어떤 스타일의 리더십으로 인사를 단행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밖에 내년 임원인사에서는 ‘YES’ 맨을 영입하려는 기업 간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YES 맨은 젊은 공학도 출신의 핵심인재(Young, Engineering, Supervisor)를 의미한다.
내년 임원 인사에서는 1966년~1969년생에 포함되는 공학도 출신의 젊은 신임 임원들이 대거 등용 될 것이 확실시 된다고 오 소장은 예상했다. 현재 재계는 1962년~1965년생을 지칭하는 이른바 육이오(625) 세대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공학도 가운데는 신소재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