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스저널(WSJ)은 30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항공사와 제휴를 맺은 카드사들이 `구원자`와 `원흉`이라는 두가지 상반되는 역할 속에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제휴를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해왔지만 항공사가 파산하거나 영업을 하지 못할 경우 카드로 구매한 항공권에 대한 환불책임을 카드사가 져야하기 때문.
이에 최근 카드사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공권 판매대금 지급 제한이라는 묘수를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델타항공의 파산 신청에 앞서 델타의 파산 가능성에 대비해 고객들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로 구매한 항공권 대금 지급을 보류했다. 노스웨스트항공 항공권 구매대금 6340만달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조치를 취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초강수를 두자 다급해진 항공사들은 파산법원에 카드사를 압박해줄 것을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번 주 노스웨스트는 파산법원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항공권 구매대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노스웨스트 신용카드 매출의 30%인 30억달러가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마이크 오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대변인은 "우리는 항공업계와 오랜 제휴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경영난을 겪는 항공사들과의 관계에서도 심각한 손실을 입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뱅크원 역시 유나이티드에어라인과의 제휴관계 덕분에 이 항공사의 탄탄하고 수익성있는 영업부문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 델타의 경우 지난해 총 매출액 150억달러 가운데 신용카드 판매가 137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45%, US뱅콥은 48%를 취급하고 있다.
결국 카드사와 항공사들은 합의를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이번 주 델타와의 `치열한 협상` 끝에 항공권 구매대금 지급보류 조치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또 3억5000만달러의 자금지원에도 합의했다. 또 노스웨스트와도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보유할 예치금 규모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