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착륙하던 비행기가 활주로에 추락하며 대규모 사상자가 나온 참극이 벌어졌다. 새해를 앞두고 연말 여행을 계획하던 이들은 공포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 29일 오전 전남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한 항공기의 잔해가 활주로에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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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태국 방콕 출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했다. 해당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공항 착륙 예정이었지만 1차 착륙을 실패해 2차 착륙하다 사고가 났다. 당국은 사고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불발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연말연시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던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동부에서 신혼여행 후 이틀 뒤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인 박모(27)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갑자기 비행기를 타기가 무서워졌다”며 “인터넷에 사고 장면도 돌아다니는데 내가 탔던 비행기도 운 나쁘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행 중인 가족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린 이도 있었다. 친오빠가 오는 30일 태국에서 돌아온다는 심모(23)씨는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가족 생각부터 났다고 했다. 심씨는 “혹시 오빠가 비행기를 앞당겨 온 건 아닐까 싶어 너무 놀랐는데 아닌 걸 확인하고서도 가족들 모두 손이 떨려서 진정이 안 된다”며 울먹거렸다.
온라인상에서도 사고 소식을 전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곧 언니가 무안공항으로 들어오는데 비행기 표를 제발 바꿔서 다른 공항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글이나 ‘무안공항에서 나리타로 떠나는데 비행기가 무서워서 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취소를 해야하나’는 등의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날 탑승자 가족 대상 현장 브리핑을 연 전남소방본부는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여객기 꼬리 부분에서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구조해 목포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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