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제네바 협약 75주년을 맞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주한 스위스 대사관은 ‘디지털 딜레마 - 위기 혹은 기회’ 오는 11월 16일까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다.
| ‘디지털 딜레마 - 위기 혹은 기회’ 전시 포스터. (사진=국제적십자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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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제네바 협약을 조명하고, 분쟁 상황에서 기술의 영향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의 참혹함을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규칙을 담고 있는 협약으로 무력 분쟁이 발생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딜레마 프로젝트는 2019년 제네바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후 스위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맡았던 2023년 5월 스위스 연방이 ICRC와 함께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몰입형 멀티미디어 설치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위기에 처한 민간인과 인도주의 기구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라이트 타워는 이전 전시에서 사용된 구조물로 전쟁기념관과의 협업을 통해 이번 전시에서도 사용했다. 로잔의 사진 박물관인 포토 엘리제에서 소개된 바 있는 ICRC 사진작가와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작품들은 물리적 분쟁과 디지털 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인도주의의 위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분쟁이 인간에게 주는 무력감을 포착했다. 관람객은 민간인 보호를 개선하기 위해 혁신 및 첨단 기술 기관과 협력하는 ICRC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세계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스위스의 지속적인 노력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스위스 최초의 국제 평화 지원 임무인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참여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스위스의 노력에 관해 살펴볼 수 있다.
자밀라 함마미 ICRC 한국사무소 대표는 “1949년 이래 제네바 협약은 가장 암울한 시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해 왔다. 전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해 왔지만 전쟁에도 넘어선 안되는 선이 있다. 디지털 영역의 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제네바 협약은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그마 슈미트 타르타글리 주한 스위스 대사는 “제네바 협약이 아직도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있으며, 무력 분쟁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이보다 더 효과적인 도구가 없고, 부족한 것은 국제인도법의 규칙이 아니라 이를 존중하려는 의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