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 보우소나루 前대통령에 "8년간 대선 출마 금지"

2030년까지 후보자격 박탈…보우소나루 "상고할 것"
대선 선거운동 앞두고 전자개표 음모론…"직권남용, 유죄"
정치생명 위태로워져…후계자로 아내 미셸리 거론
  • 등록 2023-07-02 오후 6:33:54

    수정 2023-07-02 오후 6:34:4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브라질 법원이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8년간 대선 출마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사진=AF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선거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유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2030년까지 대통령 피선거권을 박탈한다고 선고했다. 재판부 7명 중 보수 성향 2명은 이 같은 판결에 반대했지만, 나머지 판사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을 확산하고 음모론을 부추겼다”며 유죄 평결을 내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외국 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됐다. 현직 대통령이었던 그는 전자 개표기가 ‘선거 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이 발언이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회의는 TV로도 중계돼 파장이 컸다. 당시 선거법원은 “증거 없이 선거 사기를 주장하고 악의적인 비난을 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반발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독재로 가는 길에 있다”며 이번 판결을 비판했다.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결이 확정되면 올해 68세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사면 조치가 없는 한 2026년, 그가 76세가 될 때까지 대선 출마는 물론 정계 복귀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직권 남용 외에 올해 초 대선 불복 폭동에 개입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국가 지도자 자격으로 외국에서 받은 다이아몬드 등을 개인적으로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도 받았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끄는 보수야당인 자유당에선 ‘포스트 보우소나루’ 논의가 일고 있다. 지난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 등 여권에 맞설 후보로 아내인 미셸리를 꼽았다. 또 다른 후계자로 거론되는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브라질 우파를 대표하는 보우소나루의 지도력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의 지도력은) 오래갈 것”이라며 “대통령과 함께 가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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