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개인정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 쌍방 항소했다.
|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사실과 2차 가해의 실상, 상처를 극복한 과정을 담은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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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비밀 준수)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교수는 지난 19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역시 김 전 교수의 항소 전날인 지난 18일 항소했다.
앞서 동부지법 형사5단독 장민경 판사는 지난 12일 김 전 교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와 더불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프로그램 이수 역시 명령했다. 검찰은 지난 6월 김 전 교수에게 징역 1년형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면 SNS 게시물의 파급력과 전파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적 사항(피해자의 실명)이 담긴 글을 게시한 것은 공개의 의도가 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김 전 교수는 지난 2020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 비서의 손편지’라며 성추행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에게 쓴 생일 축하 편지 등 자필 편지 3통 사진을 올렸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A씨의 실명이 그대로 나와 있었다. 이에 A씨 측은 김 전 교수를 서울경찰청에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 4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A씨에게 사과를 전하는 입장이었다. 첫 공판 당시 김 교수 측은 사진을 게시할 당시 편지에 실명이 나와 있는 사실을 몰랐고, 실제로 10분 이내에 게시물을 바로 내려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 전 교수는 1심 판결 직후에는 항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전 교수는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를 드리고, 최대한 일상을 회복해 전과 같이 누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항소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