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vs 애플, 최종 판결 남아…쟁점은?

“애플이 통제권 행사 vs 수많은 거래 시장과 경쟁”
에픽, “포트나이트는 메타버스 앱” 모든 앱으로 확전 의도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 통합 구조” 핵심 질문서 모호한 답변
최종 결판은 오는 8월 이후 수개월 걸릴 전망
  • 등록 2021-05-25 오전 10:02:50

    수정 2021-05-25 오전 10:02:50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세기의 재판이 약 3주간의 일정을 끝냈다. 지난해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앱스토어의 30% 수수료와 결제 수단 강제 적용이 부당하다며 소송한 바 있다. 지난 3일(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준)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시작해 24일 마무리됐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사건을 맡았다.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진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재판에서 에픽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 배포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면서 앱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주장했고 애플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운영하는 수많은 기기의 거래 시장과 경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에픽 측은 iOS에서 유일한 앱마켓인 앱스토어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재차 반론을 내기도 했다.

BBC 등에 따르면 에픽게임즈는 게임을 포함한 모든 앱으로 소송 확전을 원했다. 에픽은 외부 결제 수단 적용으로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포트나이트를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 앱으로 정의했다. 에픽 측은 “사회적 장소인 메타버스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은 앱스토어 전반으로 확전을 경계하며 소송을 게임 범주로 좁히고 싶어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 대부분 수익은 게임에서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로저스 판사가 물었고 팀 쿡 애플 대표가 “맞다”고 인정했다. 판사는 “(애플이 제공하는 것 대비) 불균형적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인다”며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과 같다”고 평했다. 애플이 우려할만한 지점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독점 주장에 강하게 반론을 펼치는 대신 핵심 질문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하며 독점 주장의 논점을 흐리고 과도한 시장 관심을 비껴갔다고 평가했다.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대표는 앱스토어가 애플 비즈니스에 통합된 구조로 작동한다는 등 독립형 구조가 아니며 앱스토어 수입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iOS 검색엔진을 구글로 유지하는 거래에서 대가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숫자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독점 앱스토어라는 점을 공격했으나 애플 측은 이번 소송으로 힘들게 구축한 앱스토어 모델을 망칠 것을 우려했다. 애플은 에픽이 소송에서 이긴다면 대체 앱마켓을 허용하는 안드로이드의 ‘부실한 모방(poor imitation)’이 일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양측 간 좁힐 수 없는 시각차가 확인된 셈이다.

로저스 판사는 오는 8월 13일 이전에 판결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나, 시장에선 그 이후를 점쳤다. 8월 13일은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앱이 퇴출(삭제)당한 날이다.

한편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재판 이후 트윗을 올려 “평결이 전달되기 전에 논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일을 가능하게 한 모든 이들과 오클랜드 연방법원 옆에 멋진 레스토랑을 지은 파파이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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