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결국 피해국은 '中'..시진핑 '중국굴기' 발목

리샤오 지린대 경제원장 졸업연설문
중국 경제학자 시진핑 '중국 굴기' 정책 비난
  • 등록 2018-08-05 오후 6:12:16

    수정 2018-08-05 오후 6:25:38

리샤오 중국 지린대학교 경제학원 원장 <사진=바이두>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갈수록 확전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거대한 기술 차이와 핵심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대미 무역 흑자 없이 중국의 경상 수지 흑자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샤오(李曉) 중국 지린대학교 경제학원 원장은 지난 6월 지린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의미와 교훈’이란 주제로 이같이 주장했다. 리샤오 원장의 연설은 7월 홍콩 언론 매체가 일제히 보도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학자들의 충고와 ‘중국 굴기’ 정책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리샤오 원장은 연설문에서 마지막 수업이자 당부라며 △미중 무역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등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피해를 상세히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은 우리가 가장 원치 않았던 일이자 가장 피하고 싶었던 일이다”며 “문제는 주도권이 우리 손안에 없다. 이무역전에서 제가 주목하는 점은 무역 분야가 아니라 그로 인해 더 깊은 우려와 위기감이 찾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오는 6일부터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과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미국은 다시 20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과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상무부 통계를 보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1985년 6억 달러에서 2017년 3752억 달러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미국의 총 대중 무역 적자는 4조7000억 달러에 이른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미국 대외 무역 적자 중에서 거의 50%를 차지한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10년 이후 8년간 평균 78%가 넘고, 4년은 80%, 1년은 130%를 뛰어넘었다.

리샤오 원장은 미국 농산품에 대한 의존도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작년 중국의 대두 생산량은 1400만t, 수입은 9554만t으로 중국에서 직접 대두를 생산하려면 많은 토지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데 전 세계 대두 생산의 상당 부분을 몇몇 미국 기업이 통제하고 있어 자칫 이번 무역전쟁의 여파로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수입을 하려면 ‘달러’가 필요한데 대미 수출에서 최고의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 전체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리샤오 원장은 “중국은 전형적인 무역국가이며 위안화가 세계 화폐는 아니다. 화폐 신용을 달러와 같은 다른 화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경제 발전, 군 현대화 건설, 대국 외교, 일대일로 모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외화 보유고 규모가 중국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왜 무역전쟁을 일으켰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리샤오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단순히 무역분야뿐 아니라 중국으로 하여금 화폐 금융 시장을 더 많이 개방하게 만들어 중국 굴기를 억제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이 가장 위험한 때라고는 감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중화민족이 새로운 위험의 때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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