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드론 머리 위로 띄우지 마"

  • 등록 2015-12-27 오후 1:47:04

    수정 2015-12-27 오후 1:47:04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지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마돈나 디 캄필리오에서 열린 아우디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남자 회전활강 경기 중 촬영 중이던 드론이 오스트리아 스키선수 마르셀 히르쉐어 선수에게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간발의 차이로 드론을 피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이찔한 순간이었다.

하늘을 나는 물체인 드론의 추락 사고는 당연히 예견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 머리 위로는 운항을 가급적 삼가해야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드론의 위험성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서 열린 드론을 이용한 재난구호 경진대회에 취재를 갔을 때 일이다. 행사에는 이제 막 드론을 개발한 대학생과 취미로 드론을 제작한 직장인 등 아마추어들이 제작한 불완전 기체들이 많이 참가했다.

그들이 시연을 보이는 동안 드론은 취재 기자들과 관람객 머리위를 불과 2~3m 정도만 남겨두고 날아다녔다. 정말 아찔한 광경이었지만 자리에 있던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무서워하기 보다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드론 근처에 모여들기 바빴다.

안전관리자에게 사고 발생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알겠다”는 대답만 돌아왔을 뿐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대회가 시작하자마자 참가한 기체가 바닥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5kg의 기체는 지상 5m에서 떨어지자 파편을 튀기면서 산산조각났다.

드론이 추락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가장 빈번한 것이 조종미숙이며 두 번째로는 기체 결함이나 전파 송수신 이상에 따른 추락이다. 최근 출시하는 제품들은 전파가 끊기면 자동 착륙 기능이 탑재된 경우가 많지만 저가 제품은 해당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 그대로 추락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드론의 추락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프로펠러라고 불리는 블레이더에 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블레이더가 사람 몸에 닿았을 때는 손가락이 잘리거는 등 몸에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송용규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과)는 “드론의 안전성은 몇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머리 위로 근접한 운항은 절대로 해선 안된다”며 “정부나 언론에서 드론의 안전성과 올바른 사용방법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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