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거품 쏙 빼..생산자 제 값에 팔고 소비자 더 싸게 산다

  • 등록 2013-05-26 오후 6:08:07

    수정 2013-05-26 오후 6:08:07

[세종=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정부가 이번 주 중으로 발표할 ‘유통구조개선 대책’은 농수산물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과거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대책이 산지 중심으로만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농산물 유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도매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농산물에 이어 나올 공산품과 서비스 유통구조 개선 대책은 중장기 물가안정기반을 뒷받침하는데 주안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 도매시장 손 본다..유통 단계 축소에 ‘방점’

정부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 공용 도매시장에 메스를 가하기로 한 것은 유통단계 축소는 물론 품목 가격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매시장을 거치면 산지 유통조직과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 시장경매에 관여하는 유통주체가 많아져 단계가 길어지고 농수축산물 가격도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은 그동안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적극 대처하지 못해 역할·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도매시장을 통한 유통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체 물류·판매망을 확보한 농협·수협조직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유통구조를 구성, 기존 대형유통업체들과 경쟁시키고 직거래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천일 농식품부 유통정책관은 “도매시장의 장점은 살리되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0% 선에 머물러 있는 조합을 통한 ‘계통출하(농민이 작목반을 통해 단위농협이나 농협공판장 등에 출하하는 것)’ 비중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단순 판매대행 역할에 그치고 있는 산지유통인(밭떼기상)들도 품목조합 방식의 전환을 통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경매 위주에서 정가 수의매매방식도 확대할 예정이다. 도매시장의 경매 방식은 농산물 반입량이 늘거나 줄어들 경우 가격변동폭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출하단위 규모화를 위한 품목별 최소 출하물량도 단계적으로 설정키로 했다. 칠레 등에서 들여오는 바나나의 경우 출하단위 규모화를 통해 유통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산지유통시설(APC)·배추 출하시설 확대 등 유통구조개선에만 2453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도매시장의 효율화와 농협ㆍ직거래 등 다양한 신유통채널 육성 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농산물 유통구조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비축ㆍ계약재배 확대로 단기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변동성을 완화, 생산자는 제값으로 팔고, 소비자는 더 싸게 사는 유통구조를 만들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도매시장을 처음으로 정책 대상에 올려놨다는 점 자체가 획기적”이라며 “앞으로 산지와 소비자를 연계한 유통구조를 띌 것”이라고 말했다.

◇ 공산품·서비스 유통구조 개선..“물가안정 기반 뒷받침”

정부는 이번 농산물 대책에 이어 공산품과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유통구조 개선 방안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대책과 마찬가지로 중장기적인 물가안정 기반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추 차관은 “앞으로 정부는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품목별 관리보다 구조개선, 수급관리, 시장감시기능 강화 등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며 “소비자단체의 원가분석, 가격정보 제공 기능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감시기능을 활성화해 물가안정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공산품 분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합리적인 소비문화 정착’에서 답을 찾고 있다. 가격정상화와 올바른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재(再)제조시장ㆍ대여시장 등 대체유통시장을 활성화하고 물류채널이 취약한 중소상인의 유통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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