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IB를 만들자)⑨삼성證 `글로벌 톱10 노린다`

선진 리스크관리시스템 우선 구축…`부실위험 차단`
해외·PB사업에 집중…`상품 완전판매` 대비도 만전
  • 등록 2008-11-19 오전 11:30:00

    수정 2008-11-19 오후 3:05:40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한국 증권사들의 특성화, 차별화 조짐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부친 증권사가 바로 삼성증권(016360)이다.
 
정작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작년이었지만 삼성증권의 준비작업은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만큼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삼성의 포부는 누구보다 당차다.
 
삼성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것도 투자은행 흉내를 내는 수준이 아니라, 진정한 플레이어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2020 글로벌 톱10(Global Top10)`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 대내외에 천명한 바 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위기는 기회`라고 감히 말한다. 박 사장은 창립 26주년 기념식에서 "우리의 잠재적 경쟁상대인 미국 IB이 재편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글로벌 IB로 성장할 수 있는 틈이 생겼다"며 "이를 기회로 글로벌 톱10 플레이어로서 커 나가는데 필요한 시간을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
이미 비전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실행단계에 진입했다. 투자은행업의 사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글로벌 투자은행의 위상에 걸맞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IB부문의 경우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범위 내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트레이딩 사업을 확대하고 PI와 PEF 등 신 사업 영역을 추가하고 전문가들도 충원할 예정이다.
 
특히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선진 투자은행 수준의 전사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춰나가고 선진 투자은행의 IB인력을 영입할 수 있도록 성과보상체계를 대폭 개선해나가고 있다.
 
올해에는 인력을 글로벌화한다는 차원에서 부장, 차장 및 과장, 대리 직급을 국제 기준에 맞춰 각각 디렉터(Director), 바이스프레지던트(Vice President), 에소시에이트(Associate)로 변경했다.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부실위험 원천봉쇄!`
 
최근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증권업계가 ELS와 유동화증권과 관련해 수천억원대 손실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3년 이후 ELS 영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온 삼성증권은 관련 피해가 전혀 없었다.
 
특히 삼성은 이미 2006년부터 자체 리스크 관리 기준을 세우고 CDS 프리미엄이 500bp를 넘는 증권사 파생상품은 아예 ELS에 편입할 수 없도록 해왔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파생상품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그 동안 미국보다는 유럽계 IB와 주로ELS 거래를 해 왔으며 무엇보다 ISDA(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 표준약관을 바탕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맺어왔다"며 "펀디드 스왑 방식의 상품도 중간에 리스크를 흡수하는 쿠션뱅크를 두는 등 파생상품의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선진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도 지난 9월 완료했다. 트레이딩 및 회사 자금조달을 위한 금리 유동성 리스크관리, 신용 리스크 관리,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 자금관리 효율화 등 효율적 지원체계 등을 총괄한 시스템이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글로벌 손실 데이터를 포함하는 운영 리스크 시뮬레이션 기능을 갖춰 향후 글로벌 IB 딜 등 관련 사항 발생시 사전에 위기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도 눈에 띈다.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내기…PB사업도 강화
 
투자은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외시장 진출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삼성은 홍콩 현지법인 사업 영역과 인력을 크게 늘리고 자본금을 미화 1억달러로 증액하는 등 홍콩에 아시아 IB거점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한국주식 중개 영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홍콩 법인의 사업 부문을 기업금융(ECM, M&A), 트레이딩, 기관대상 홍콩 주식 중개, PI(자기자본투자) 등 4개 사업부문으로 확대하고 법인장을 임원급으로 격상하는 한편 인력도 50명 이상 확충할 예정이다.
 
홍콩 IB 영업 지원을 위한 현지 리서치센터도 내년 초에 홍콩과 중국에 설립된다.  
 
PB사업에서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자산관리시장에서 확고한 마켓 리더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인력 부문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PB 인력을 크게 늘리고 취득권유인 등 외부 판매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포트폴리오형 상품 출시 등 상품 라인업과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펀드에 가까운 형태의 공모펀드를 개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향후 관련 상품 출시를 위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관리의 시작인 CMA도 새롭게 진화된 상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CMA 플러스 KB체크카드`는 업계 최초로 CMA에 후불식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해 CMA 대중화에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관리 대중화와 함께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지난달 런칭했다. 주식 중심으로 운용되는 일임형 랩 서비스의 개념을 확대해 주식, 채권, 대안투자, 현금 등 주요 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자산 배분 및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 SMA`가 그것.
 
삼성증권 SMA의 운영에는 랩운용파트 외에도 자산배분전략파트, 펀드리서치파트, 투자정보파트, 상품 개발 파트 등 관련 부서가 모두 참여하게 된다.  
 
불완전판매?…`우리 사전엔 없다`
 
삼성증권은 철저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를 바탕으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완전판매와 관련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업계에서 가장 앞선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상품등급제`.
 
이 제도는 판매중인 모든 상품을 난이도에 따라 A, B, C 등 3가지 등급으로 구분하고 B등급 이상 상품은 해당 상품의 이해도 테스트를 통과한 PB만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불완전 판매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 외에도 전 영업직원이 상품 이해도 테스트를 매 분기 실시하고 있다.
 
또 KYC(Know Your Customer)룰, 적합성원칙, 설명의무 등 자통법에서 요구하는 의무 수행을 위해 이미 지난해부터 고객성향 파악시스템 및 적합성원칙 개념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품을 판매할 때 고객의 추가확인란을 신설하고 상품등급 적용 대상도 사모펀드까지 확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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