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제1야당 정책 수장, 방기하는 민주당[기자수첩]

김민석 정책위의장 공석 38일째
`사퇴설` "사실 무근…정책위 문제 없어"
산적한 민생 정책 여전…이재명 결단 주목
  • 등록 2023-07-09 오후 5:01:48

    수정 2023-07-09 오후 7:25:29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 콘트롤타워’가 실종된 지 38일째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운지 한 달이 넘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직 민생’뿐이라며 민생 정책에만 혈안을 쏟던 민주당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출금리 부담완화 입법 간담회에서 김민석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김 의장은 지난달 1일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마지막으로 정책위에서 모습을 감췄다. 종적을 감춘 지 한 달째가 되는 지난달 29일, 김 의장과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간 불화설이 제기되면서 김 의장은 다시 등판했다.

김 의장이 사퇴 의사를 당 지도부에 밝혔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당 지도부 관계자를 통해 “사실 무근”이라며 “최근 이명이 극심해져 쉴 시간이 필요했다. 한달 정도 쉬다 오면 괜찮아질 것 같다. (정책위의장 직에)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건강상의 이유’로 김 의장이 자리를 비웠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김 의장의 역할을 대신 맡아 정책위를 운영하고, 정책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의 안일한 태도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피해보상 법을 비롯해 현재 노란봉투법, 방송법, 신(新)양곡관리법 등 당 정책위 차원에서 주도해 나가야 하는 정책들이 산적해있다. 또 1년간 민주당의 정책 방향을 담은 김 의장의 ‘민주당 정책 르네상스 10대 방향’도 시동이 꺼진 상태다.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모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168석의 ‘거대 제1야당’이다. 단순히 정책위의장이 공백이어도 ‘문제가 없다’는 민주당의 태도는 안일하다.

정책위의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임명직인 만큼, 당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언제까지 정책 콘트롤타워 자리를 대행 체제로 둘 수만은 없다.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기치를 세운 민주당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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