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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 OPEC+는 하루 생산량을 970만 배럴 줄인 이후 지난해 8월부터 단계적으로 증산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국제유가는 서서히 가격을 회복했으나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다른 서방의 제재로 가격이 빠르게 치솟아 서부텍사스산(WTI)는 올해 6월 배럴당 120달러도 넘어섰다.
이후 주요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되고, 이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WTI는 현재 70달러 중반에서 8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고, 브렌트유 또한 이번 분기 23% 넘게 하락해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FT는 전 세계가 에너지발(發)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고자 고군분투 중인 현재 OPEC+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시 유가 상승을 위협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을 낮추고자 전략적 석유 비축량을 방출하고,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기도 했다.
하버드대 중동연구센터 아델 하마이지아 연구원은 “OPEC+ 감산 조치는 일부 국가의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더 올라 더욱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컨설팅업체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의 케빈 북 이사는 “OPEC+의 공급 제한 움직임을 가격 상한제에 대한 대응일 수 있다”면서 “‘가격 상한제’를 언급하는 정부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감산을 이야기하는 원유 생산자들이 충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의 대대적 감산 추진 소식에 이날 WTI와 브렌트유 모두 2~3%대 상승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