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마 가르침 덕에 원작 비틀기 가능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극본·작곡·연출 맡아
동화 재구성은 어릴 때부터의 습관
음악·조명으로 새로운 시공간 창조
"배우와 스태프, 이야기 등의 조화 중요"
  • 등록 2013-07-29 오전 10:19:54

    수정 2013-07-31 오후 6:53:37

서윤미 연출 (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의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서윤미(34) 연출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밤늦게는 기본이고 새벽까지 작업하는 일도 잦아졌다. 사실 공연계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서 연출이 쉬는 날은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뮤지컬 ‘늑대의 유혹’, 연극 ‘밀당의 탄생’에 이어 ‘블랙메리포핀스’까지 그녀가 손대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2008년 이후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게다가 그녀는 극본·작곡·연출까지 도맡아 하는 팔방미인이다.

이데일리가 주최하고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제작한 ‘블랙메리포핀스’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동화 ‘메리포핀스’를 180도 비튼 창작극으로 로맨스였던 전작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심리추리스릴러다. 내달 1일부터 9월 29일까지 서울 필동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서 연출은 “어렸을 때 동화책이 녹음된 오디오를 들으며 혼자 이야기의 그림을 상상하곤 했다”며 “이런 게 도움이 되는 날도 오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지난 26일 찾아간 서울 동숭동 송백당 연습실에서도 그녀는 동선과 무대 점검 등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블랙메리포핀스’의 저력은

▲‘합’에 있지 않나 싶다. 이야기·음악·배우·무대·조명·안무 등이 어우러져 미묘한 뉘앙스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음악이 또 조명이, 시간과 공간을 쉴 새 없이 바꿔준다. 이 모든 요소들이 각자의 임무를 하며 이야기를 전달해주는데 이때 서로 채워주고 덜어내주면서 조화를 이룬다.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와 분위기가 가장 큰 힘이다.

-올해 공연에서 변화된 점은

▲무대 규모가 조금 더 커졌다. 이해랑예술극장이 주로 연극을 하는 곳이라 음향의 밀도감이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이 됐다. 지난해처럼 피아노 선율에만 의지하면 공간이 너무 휑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악기구성을 늘려 풍성한 느낌을 주려 했다. ‘페이탈인비테이션’이라는 클래식 콘서트를 연출하면서 스트링 연주자들에게 ‘블랙메리포핀스’ 중 몇 곡의 멜로디를 알려주고 연주를 부탁했었는데 느낌이 달랐다. 스트링을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공연에서 새롭게 시도해봤다. 안무는 지나치게 현대무용적인 부분들을 조금 덜 낯설게 바꾼 정도다. 큰 틀은 바꾸지 않고 디테일을 수정했다.

-지난해 초연 때와 연습과정이 달랐나

▲재공연 연습에서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틀을 놓고 작업하는 것이 어려웠다. 배우 자신의 감정선을 이어가면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것을 이미지적인 연출 형식 안에 막아두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은유적으로 풀어낸 부분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배우들과 다시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심리추리스릴러’를 만들게 된 동기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어서다. 실질적인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는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의 경우 코믹 추리물이었다. 장르를 고르기보다 쓰고자 하는 이야기에 어떤 장르가 가장 적합한지를 먼저 고민한다.

-‘메리포핀스’를 뒤엎는 구상은 어떻게 하게 됐나. 독일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어릴 때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하도 읽어달라고 조르니까 하루는 엄마가 ‘신데렐라’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하더라. ‘메리포핀스’의 뒤틀기를 시도한 것도 그때 얻어진 습관 중 하나다. 독일 배경은 무의식 속 트라우마와 동화를 결합하다 보니 나치시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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