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기업정부` 선언에 재계 "투자 상향조정"

현대차그룹 투자규모 60%나 늘려
금호아시아나 "투자계획 상향조정 나서겠다"
LG SK 등 공격적 투자전망
  • 등록 2007-12-28 오후 1:49:41

    수정 2007-12-28 오후 1:49:41

[이데일리 이정훈 이학선 온혜선기자] 기업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내년 투자를 상당폭 늘릴 전망이다. 일부 그룹은 대선 전(前) 잡아놓은 투자계획을 수정, 상향조정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친기업적 정부를 만들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개선언과 의지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28일 열린 이 당선자와 전경련 회장단 등 경제인과의 간담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내년 그룹 투자규모를 11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7조원에 비하면 무려 6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연구개발(R&D) 투자 3조5000억원을 비롯해 총 4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제철도 내년 일관제철소 1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2조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일관제철소 사업은 2010년까지 총 5조2000억원이 들어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선 전의 투자계획을 다시 고쳐, 투자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내년 그룹 연구개발 투자를 올해보다 10~20%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선 이후 전체 그룹 투자계획을 상향 재조정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와 규제완화 의지 등을 감안해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내년 총 투자규모를 올해 실적 2조2760억원 대비 28.3% 늘어난 2조9200억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여기서 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발표한 그룹 경영전략에서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 해외 진출을 통해 그룹의 핵심성장동력인 건설, 항공, 타이어, 석유화학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래성장동력인 물류와 관광레저사업 중심의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자금 의혹사건과 특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삼성도 새 정부의 기업정책 등에 맞춰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이후 20조원이 넘는 투자에 나서며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온 삼성은 내년 역시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휴대폰 디지털미디어 사업 등을 중심으로 중화학 디스플레이 IT사업 등에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와 SK 등도 내년 투자증가율을 두자리 수준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LG는 LG전자(066570)LG필립스LCD(034220) 등 주력 계열사들이 휴대폰 디지털디스플레이 가전사업 차세대 LCD 등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SK는 SK에너지(096770)가 고도화 설비와 유전개발, 화학사업 등에, SK텔레콤(017670) 역시 네트웍스설비 등에서 적극적인 투자집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같은 주요 그룹들의 움직임은 기업 기 살리기에 나선 이명박 당선자의 행보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일자리 창출을 새 정부의 핵심정책과제로 선정하고, 기업을 축으로 한 경제선순환 구도속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제인 간담회에서도 이 당선자는 투자확대를 요청하면서 "비즈니스프렌들리(친기업적)정부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마디로 기업들의 투자의지를 북돋는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가장 먼저 이곳을 찾은 이유는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잇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언급, 기업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효성그룹 회장)도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 일자리 창출이 아니겠냐"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기업 투자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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