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부사장이 일약 부회장으로 승진, 2세 승계를 가속하는가 하면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세창씨가 입사 1년만에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또 지난 9월에는 LG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 광모씨가 LG전자에 입사함에 따라, 후계구도를 위한 경영수업이 시작됐다도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세간의 관심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의 승진 여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세 승계 바짝 다가선 `신세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9월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아 지분을 4.86%에서 9.32%로 늘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15.33%)에 이어 신세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때문에 정 부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구학서 부회장과 함께 승진한 것을 두고 그룹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유지하되, 정 부회장 중심의 2세 승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구학서 부회장은 후계 구도가 안착할 때까지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끌면서, 실질적인 경영일선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후계구도 시동건 `LG·금호`
지난 9월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 광모씨는 LG전자 재경부서에 입사, 후계구도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광모씨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지난 2004년 LG가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 양아들로 입적됐다. 이후 광모씨는 지난 6월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했고, 국내 IT솔루션 회사에서 3년간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경력으로 대리로 입사한 것.
LG그룹은 구인회 창업주를 시작으로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순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졌다. 이에따라 구본무 회장의 아들 광모씨가 LG전자에 입사를 해, 4세 경영 승계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광모씨의 LG 지분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구광모씨의 ㈜LG지분은 482만7795주(2.8%)로 4세 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올 상반기 5만4000여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꾸준히 지분을 확대해 오고 있다. 구광모씨는 LG상사 지분도 60만주(0.88%) 가량 확보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기획조정팀 부장도 입사 1년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박세창 이사는 박삼구 회장의 맏아들로, 그룹 창업주 3세 가운데 유일하게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컨설팅회사인 에이티커니에서 3년동안 근무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세창 이사가 그룹의 핵심인 전략경영본부 임원이 된 만큼 그룹 전반의 경영상황을 진단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이재용 상무 승진 `유력` 전망
현재 재계에서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삼성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다. 승진 연차가 됐음에도 여러 여건 때문에 올해초 승진인사에서 제외됐지만 내년 인사에선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승진이 예상된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재용 상무의 전무 승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부회장은 "이 상무가 전무될 때가 지났다"면서 "통상 삼성임원의 경우 승진 3년차, 업적이 평균 이상되면 승진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무는 상무진급 연수만 해도 3년이 지났다"면서 "(올해초)전무로 승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으나, 본인이 거부해다"고 밝혔다.
다른 오너 후세가 경영전면에 나선 것에 비하면 이재용 상무의 보폭은 짧은 편이다. 하지만 이 상무는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이건희 회장의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등 최고경영자 수업을 착실하게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