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 언론들은 해외 국가정상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전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매우 간략하게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해 축하편지는 내용까지 공개하며 별도 보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북중 관계가 냉각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2025년 새해에 즈음하여 여러 나라 국가수반들과 정당 지도자들, 각계 인사들이 (김 위원장에게) 년하장(연하장)을 보내여왔다”고 밝혔다.
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인, 윁남사회주의공화국(베트남) 주석, 몽골 대통령 ,따쥐끼스딴(타지키스탄) 공화국 대통령, 뚜르크메니스딴(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벨라루씨(벨라루스)공화국 대통령이 년하장을 보내여왔다”고 짧게 보도했다.
작년만 해도 새해에 북한은 각국 정상의 연하장 수신 사실을 공개하며 시진핑 중국 주석과 러시아 대통령 등 순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엔 시 주석의 연하장 발송 소식을 다른 나라 지도자와 한데 묶어 보도했으며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연하장을 보냈다는 보도 역시 나오지 않았다.
| 2019년 6월 북한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신화통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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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은 지난 27일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으며 31일에는 김 위원장이 푸틴에게 연하장을 보낸 사실도 보도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의 연하장 내용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각각 1면과 2면에 실렸다.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을 과시하는 동안 비교적 소원해진 북중 관계가 이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두 정상은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 1만1000여명을 보냈다.
반면 북한과 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은 지난해를 ‘조중(북중) 우호의 해’로 선포하고 개막식 행사를 했지만 한 해 동안 고위급 교류가 뜸했으며, 폐막식 행사 보도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관례대로라면 우호의 해 폐막식은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개최되고 이에 북한이 대표단을 중국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0일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을 왜 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쿠바 혁명 승리 66주년을 맞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은 후 김 위원장이 쿠바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아우루스 차량을 몰아보며 친교를 다졌다. [조선중앙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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